요점·핵심사항에 '선택과 집중'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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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중학교에서 과학성적이 좋은 편이었던 K고 C군.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중학교 때는 비슷한 내용들이 많아서 문제집을 많이 풀어보면 반복학습이 저절로 됐었죠. 그래서 그냥 문제집만 열심히 풀었는데…." 생각보다 낮은 점수에 충격을 받은 C군은 우선 수업을 충실히 듣고 부족한 부분은 학원에서 보충했다. 특히 수업시간에 강조되는 기본 개념 문제들을 충실히 이해하고 심화학습을 통해서 문제 풀이 능력을 높였다. "너무 많은 책을 보는 것은 별로 효율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문제를 많이 풀어도 유형이 너무 다양해서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웠어요." C군은 여러 권의 책을 공부하던 것을 중단하고 핵심적인 참고서 한 권과 문제집 한 권을 선정, 반복 학습했다. 그 결과 C군은 2학기 기말고사에서 전체 석차가 40%에서 10%로 향상되었다. "문제가 어렵기 때문에 공부의 양이 많더라도 개념정리가 안되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습니다. 암기는 모든 공부의 기본입니다. 처음에 개념이 이해가 안 가더라도 성실하게 계속 공부하면 내용까지 이해가 되더군요."

<전문가 진단>

고등학교 과학은 중학교 때 보다 암기사항이 많고 기본 개념도 더 어렵다. 이 때문에 중학교에서 과학에 자신이 있던 학생들도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내 주요 학교를 기준으로 시험문제를 보면 주관식 비중이 30%정도 높아졌고, 단순한 암기사항을 묻는 단답형 보다 서술형의 문제가 주로 출제되고 있다. 객관식은 과거처럼 누구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나 단순 암기사항을 그대로 이용해서 푸는 문제보다 개념을 응용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고 있다.

물리는 그래프와 실험위주의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 특히 보기를 주고 맞는 것을 모두 고르는 유형의 문제는 풀이에 많은 시간이 든다. 화학, 생물, 지구과학도 일반 상식이나 시사적인 문제들이 출제된다. 화학의 경우 일상생활과 관련된 물질의 상태 변화에 관한 문제가, 생물은 질병이나 줄기세포 등 시사와 관련된 문제들이 종종 출제된다. 이러다 보니 심화된 문제에 적응돼 있지 않은 많은 학생들이 실전에서 당황한다. 시험 시간 부족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내신은 출제 범위가 한정돼 있는 단기 승부다. 과학의 경우, 그 내용이 많고 실제 시험과 관계없는 부분도 많아서 중요 부분을 선별해 공부할 필요가 있다. 교과서보다는 요점정리가 잘 된 참고서나 문제집을 선택, 핵심 사항만 공부하는 것이 좋다. 교재는 우선 학교의 주교재를 먼저 공부하고, 조금 어려운 문제집을 한두 권 정도 풀어보면 된다. 또 학교에서 배포되는 자료를 잘 정리해 두었다가 학습하는 것도 문제풀이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된다. 물리는 수식을 암기하기 전에 기본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공식 유도과정을 반드시 반복 학습해야 한다. 눈으로만 공부하지 말고 손으로 일일이 공식을 유도하고 관련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좋다. 화학은 원소기호나 각 원소 및 원소 이온의 성질 등 기본적인 암기사항을 외우고 실험도 꼭 익혀야 한다.

상위권 학생들은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서 수식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다양하게 익혀야 한다. 또 문제를 차근차근 읽는 훈련을 통해 실수를 줄여야 한다. 중하위권은 기본 개념을 먼저 반복 학습한다. 그래프 및 실험 문제와 같이 답이 문제 속에 들어가 있는 유형은 절대 틀리지 않도록 주의해서 공부한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기본 개념을 충실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계산문제에만 치중해 전체적인 개념이나 내용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한다. 지나치게 양이 많다고 생각되면 자신 있는 부분을 먼저 확실히 해 놓고 모르는 부분을 차차 공부해 최소한의 기본 점수를 확보해야 한다. 또 개념정리 부분을 반복학습하고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는 풀려고 하지 말고 과감하게 넘어가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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