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대표부 통해·실질관계 굳혀 북한신공관계는 점점 멀어질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북경=최철주특파원】일본미쓰비시 (삼능) 종합연구소는 최근에 발행한 『중국정보』 (3월호)에서 한국과중공의 관계는 정식국교관계는 없이 무역대표부를설치 운영하며 경제교류가활발하게 진행되고있는 싱가포르방식이 될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정보』 는 「중국-한국접근의 충격」 (복원청주임연구원작성) 이라는 리포트에서 한-중공은 국교수립에 이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외교관계수립에 가까운 관계를 맺게될것이며 한국재별기업의 대중공투자가 한층 진행되면 노태우대통렁의 중공방문으로양국관계개선의 큰 계기가될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한-중공간의접근이래 중-북한 관계는악화되고 있으며 과거 중공의 우호국이었던 베트남이 하룻밤 사이에 적대국관계로 전락한 것처럼 중공·북한관계도 악화될 것으로예상했다.
다음은 이 보고서를 요약한 내용이다.
『중공은 아시아 신흥공업국의 일원으로 산업발전이 눈부신 한국과의 교류가 득이 된다고 생각하고있다.일본등 선진국을 쫓아가는 한국을 중공이 다시 뒤좇아가는 개방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공간의 간접무역은 한국기업의 대중공투자가 진행됨에 따라 더욱증가할것이며 대만·중공과의 무역규모를 훨씬 앞지를지도 모른다.
중공과의 국교수립에는 하나의 공식이있다. 과거미·중공관계정상화가 그러하듯정경분리로 시작했다가 점차 우호관계가 쌓이는 방식인 것이다.
한-중공의 관계개선은 2국간의 이해조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한반도라는 국제문제를 끌어안고있기 때문에 다국간 조정이필요한것은 말할것도없다.그러나 한반도 통일없이는 한-중공간 국교수립이 어려울것이라는 견해는 너무피상적인 것이다.
중공과 정식국교를 맺지않으면서도 실질적으로 외교관계수립에 가까운 관계를만들수가 있다.싱가포르가바로 그같은 경우다.싱가포르와 중공은 국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무역대표부를 교환하고 직행비행기가 왕래하며 싱가포르의 대중공투자는 서방 여러나라 가운데 일본·미국다음으로 규모가 크다.이처렴 양국 교류가 진행되면 구태여 외교관계를 맺을 필요가 없다. 한-중공의경우는 벌써 싱가포르-중공관계로 나아가고 있다.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중공은 문화·경제·스포츠면에서 고위급인사들이 서울에 들어가 한국정부 관계자와 접촉할 기회가 증가할것이다.
중공이 서울 올림픽 참가를 정식으로 표명한 작년11월 이후 배한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중공의 우호국이었던 베트남이 적대국으로 전락한것처럼 한-중공관계 개선이중공북한관계를 악화시킬것은 분명한 일이다.그러나 그것이 중·소관계까지악화시키지는 않을것이다. 중공외교는 이미 제3세계론 마르크스렌닌주의를따지지않고 있으며 2국간이해와 자국근대화를 위한시시비비의 외교를 하고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