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는 인신공격까지|극동석유 경영권 주총서도 해결 못해 김 한은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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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28일의 극동석유 정기주총은 이 회사 경영권을 둘러싼 각기 50%씩 주식을 반분하고 있는 장홍선 사장측과 현대그룹측의 반목으로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채 결국 결렬되고 말았다.
장사장의 사회로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이날 주총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현대측이 대리인을 출석시킴으로써 장장 6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열었으나 사사건건 양측이 맞서 끝내 인신공격(?)에 가까운 설전까지로 번져 불신만 서로 깊어진 셈.
이날 주총에서 정관변경과 이사선임, BP와의 합작문제는 이를 추진하려는 장사장측과 50%의 지분에 따른 권리를 내세우는 현대측의 의사가 맞서 결국 부결되고 말았다.
장사장측은 회사가 커진 만큼 자기자본도 늘려야하고 회사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서도 현임원체제가 불가피하며 기술·자금조달면에서 영국 정유회사인 BP와의 합작이 불가피함을 주장했으나 현대측은 BP와의 합작은 현대를 경영권에서 몰아내려는 저의이기 때문에 찬성할 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정기주총 이후 현대측의 임시주총 거부로 1년만에 양측이 얼굴을 맞댔으나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여서 결국 대주주인 장사장과 정주영 현대명예 회장간의 원만한 타협 없이는 BP사의 철수가 불가피, 자칫하면 극동석유는 파산될 위기를 맞게 되었다.
정유업계에서는 현대그룹의 진출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은근히 장사장측을 지원(?)하는 시선을 보내고 있는데 이번 사태를 현대측의 「장사장 고사작전」이라고 꼬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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