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의 질·가격 등 소비자 편의위주로 돼야|신임 한국소비자보호원장 최동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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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금까지의 소비자보호는 병 치료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예방의 차원으로 끌어올려져야 해요.』 25일 오전 취임식을 끝내고 기자실에 들른 최동규 신임 한국소비자 보호원장(52)은 앞으로 이끌어갈 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했다. 소비자피해보상이라든가, 불만 구제 등은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소비자문제만을 해결하는 것일 뿐 원천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허가문제 등 제도적·정책적 문제해결에 주력하겠다는 것이 그의 신임포부. 『이 점에 있어서는 나웅배 부총리의 견해도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76년 경제기획원 기획관리실장으로 재직 당시 소비자보호법 제정여부를 논의한 경험이 있어 소비자에 대한 문제인식이 전혀 생소하지는 않은 셈. 고도성장의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라든가, 영세한 자료, 취약한 조직이지만 열정 하나로 「소비자보호」에 힘썼던 민간단체의 공로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이 어떤 입장에 처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더군요. 경제기획원 물가국장시절엔 쇠고기 값은 뛰어오르고 돼지고기는 남아돌아 은근히 소비자들의 대체수요가 일어나길 바랐습니다. 물론 제 자신은 실천도 했구요. 그러나 이제 소비자는 각자 기호에 맞는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입니다.』 수요시기·가격·상품의 질 모두가 소비자 편의위주로 돼야한다는 최원장은 『우리 모두가 소비자』라며 밝게 웃어 보였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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