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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에서 가장 뚱뚱한 국가" 英, 패스트푸드점 칼로리 규제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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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성인 10명 중 6명(63%)은 비만하거나 뚱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영국 성인 10명 중 6명(63%)은 비만하거나 뚱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서유럽에서 가장 ‘뚱뚱한’ 나라로 오명을 쓰고 있는 영국 정부가 칼로리 소비 다이어트에 나선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3월부터 자국 내 패스트푸드점과 슈퍼마켓 등을 대상으로 칼로리를 제한한다고 영국 데일리 메일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명 중 6명은 '뚱뚱'…27%는 비만" #패스트푸드점 점심·저녁 600칼로리로 제한

 보도에 따르면 앞으로 패스트푸드점에서 제공하는 점심·저녁과 슈퍼마켓 간편식 등은 열량이 600칼로리를 넘지 말아야 한다. 아침 식사 역시 400칼로리로 제한된다. 칼로리를 규제하는 식품군으로는 피자와 샌드위치 등이 포함된다. 보건당국 수석 영양학자인 앨리슨 테드스톤은 “외식이 비만의 가장 주된 요인이고, 고칼로리 식품을 파는 소매상들도 과소비를 조장한다”고 지적하면서 칼로리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영국 보건당국은 일반 성인의 평균 칼로리 섭취량이 기준치보다 200~300칼로리 초과하고 있다며 새 가이드라인에 하루 권장 섭취량을 1600칼로리로 제시하기도 했다.

영국이 3월부터 패스트푸드점 등이 제공하는 식사 메뉴의 칼로리를 제한하기로 했다. [중앙포토]

영국이 3월부터 패스트푸드점 등이 제공하는 식사 메뉴의 칼로리를 제한하기로 했다. [중앙포토]

  영국이 이처럼 칼로리 규제에 나서는 이유는 과체중율과 비만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 성인 가운데 10명 중 6명(63%)은 뚱뚱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영국 일간 가디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를 인용해 “영국이 서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비만한 국가”라며 “2015년 영국인의 26.9%는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었다”고 보도했다. BMI는 키의 제곱으로 몸무게를 나눈 값으로 25 이상이면 비만에 해당한다. OECD 평균 BMI는 19%다. 지난해 세계 비만 포럼에서는 영국에서 특별한 조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비만 관련 각종 질병 치료비가 현재 190억 달러(20조 1900억원)에서 2025년 31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햄버거. [중앙포토]

햄버거. [중앙포토]

  영국에서는 아동 비만도 심각하다. 2015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의 4~5세 아동 5명 가운데 1명은 과체중이거나 비만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정부가 새해부터 어린이들의 설탕 섭취 억제를 목적으로 하는 체인지포라이트(Change4Life)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캠페인의 핵심은 ‘자녀들의 간식을 100칼로리 이하, 하루 두 번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청량음료의 설탕 함유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세’도 4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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