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유행하는 롱 다운, 엄마도 당당하게 입자

중앙일보

입력 2018.01.15 06:00

업데이트 2018.01.15 15:38

정영애의 이기적인 워라밸 패션(1)

의식주 생각만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시절을 지나 워라밸-Work(일), Life(인생), Balance (균형)-이 중요한 시대에 살아가는 한 여성으로서 패션 디자인실장이 되기까지의 삶을 돌아본다. 나의 과거와 함께, 한 기업의 직장인으로서, 한 남자의 아내로서, 한 가정의 주부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한 가문의 며느리로서 한국에서 여성이 직업을 가지고 균형 있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해당 시절의 패션과 변화된 현재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해본다. <편집자> 

여성복 패션 디자인 실장. 직장인은 물론, 아내이자 주부이자 엄마이자 며느리이다. 패션 디자인 실장이 되기까지 과거부터 현재까지 겪은 시절에 따라 달라진 패션 이야기를 펼쳐본다. 일과 인생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중요한 시대. 여성들은 어떻게 입고 즐기는 것이 중요할까. 소중한 패션 팁을 대방출한다.

애슬레저·루즈핏·한파 영향
키 크고 날씬하면 '오버사이즈 핏'
키 작고 풍만하면 '슬림&롱 핏'

롱 다운의 유행… 예전엔 '대물림', 요즘은 '대올림'
올 겨울 유행하는 롱 다운. [일러스트 정영애]

올 겨울 유행하는 롱 다운. [일러스트 정영애]

1990년 중학교 3학년 2학기 말, 여드름투성이 멍게 같은 얼굴에 두꺼운 검정 뿔테안경을 쓴 못난 16살이었던 나는 전국 중·고등학생의 교복화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어떤 고등학교에 가서 어떤 교복을 입게 될 것인가?’가 당시 최대의 고민이었다.

‘열정은 결핍의 원천’이라고 외모에 자신이 없었던 나로서는 예쁜 교복을 입고 여고 생활을 하고 싶어서 각 여고의 교복 디자인을 하나하나 유심히 조사하고 다녔고, 그러다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독특하고 예쁜 교복을 발견했다.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그 예쁜 교복의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에 합격했지만, 부모님께 상의 하나 없이 전한 소식이었기에 부모님께서는 불같이 화를 내셨다.

"너 대학 안 갈 거야?"
나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부모님께 큰소리를 들으니 사춘기였던 나도 불같이 화가 났다.
"여상 나와서 은행에 취직해서 빨리 돈 벌고 독립할 거니까, 상관하지 마세요!"

그놈의 교복이 뭐라고 대학까지 포기하며 여상을 갔던 일을 생각하면 내가 봐도 좀 어이가 없는 결정이었다. 지금 근무하는 직장 근처에는 중·고등학교가 많아서 교복을 입고 다니는 학생을 많이 볼 수 있는데, 40대 아줌마의 눈으로 보면 설사 여드름투성이의 멍게 같은 얼굴이라 해도 어떤 옷을 입어도 모두 풋풋하고 예뻐 보인다. '나는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에 때때로 쓴웃음과 함께 미묘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나도 그랬지만, 사춘기 때는 떨어지는 잎새에도 민감한 나이라 어떤 옷이 유행한다고 하면 전부 그 옷을 입고 다니는 게 중·고등학생 사이에서는 정말 중요하다. 몇 년 전에는 학생들 사이 ‘캐나다** 다운’이 유행했다. 올해 50대 이상의 남자들이 ‘캐나다** 다운’을 입고 다니는 것을 보면서 예전엔 교복이나 옷은 ‘대물림’해서 입었지만, 결핍이 없는 풍요로운 요즘은 ‘대올림’ 해 입는 시대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심지어 몇 년 전부터 일부 중·고등학교에서는 겨울 아우터가 학생 간 소득 격차를 부각한다는 판단으로 특정 메이커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고 한다. 넘치게 사랑하고 부족하게 키우고 싶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은 시대이다.

한 마트에서 고객들이 캐나다 구스 패딩을 고르고 있다. [중앙포토]

한 마트에서 고객들이 캐나다 구스 패딩을 고르고 있다. [중앙포토]

올해는 중∙고등학생은 물론 전 세대를 통틀어 특히나 롱 다운이 유행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애슬레저’ 붐으로 인한 스포츠 스타일의 영향과 불경기로 인한 편안함의 추구로 나타난 오버사이즈 루즈핏의 유행, 거기에 한파의 날씨까지 가세해 롱 다운이 폭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용어사전애슬레저(Athleisure)
애슬레틱(Athletic)과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일상생활에서도 착용이 가능한 스포티브 의류를 일컬음.

사회적으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두고 롯데백화점이 신성통상과 함께 선보인 합리적인 가격대의 ‘평창 롱 패딩’이 크게 이슈가 되면서 롱 패딩과 벤치 파카를 사려는 사람들 때문에 품절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자녀들에게 롱 패딩을 사주려는 아줌마들의 SNS 대화 내용을 보면, 몇몇 인기 브랜드 같은 경우엔 12월에 주문해도 한 달은 기다려야 한다는 정보를 알려주기도 하고, 차량이 없는 뚜벅이인 점을 고려해 얇은 두께보다는 곰 같이 보여도 다운이 300g 이상 들어가서 빵빵하고 따뜻한 것을 골라 주어야 한다고 충고도 해준다. "중·고등학생님들은 가격 상관없이 개취(개인 취향)에 맞아야 한다"고 하소연하는 글도 많이 올라와 있다.

온라인에서도 품절 사태가 일어나 일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소비자 판매가보다 2배 비싸게 판매되기까지 한다. 작년부터 유행을 타기 시작한 롱 다운의 유행은 2~3년 정도 유지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 후에는 다른 옷이 유행할 테니 새것 같은 롱 다운은 또다시 아빠들이 물려 입을 것이고, 어울리지도 않는 화이트 컬러의 롱 패딩을 입고 다닐 것을 상상하면 은근히 2~3년 후가 기대되기도 한다.

평창롱패딩을 구입하기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평창롱패딩을 구입하기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엄마들, 어울리는 롱 다운 사 입을 자격 충분

하지만 엄마들은 중·고등 자식들이나 아빠와는 상황이 다르다. 스포티한 롱 다운을 여성스러운 니트 롱 원피스나 롱스커트와 믹스매치 하여 입으면 트렌디 하면서 스타일리쉬한 연출을 할 수 있지만, 아무리 에슬레저가 유행하더라도 아빠들처럼 자식의 옷을 절대 ‘대올림’ 해 입을 수 없을 것이다. 나 자신에 집중하기보단 남들 앞에서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스타일로 보이는 것에 투자하는 성향 때문이다.

그럼 40대 이상의 여성은 어떤 롱 다운을 입으면 좋을까? 많은 디자인과 컬러로 다양하게 롱 다운이 출시되어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블랙, 그레이, 네이비와 같은 무난한 컬러의 롱 다운을 선택하면 좋다. 그래야 이너로 파스텔톤에 북슬북슬한 포근한 질감의 이너와 세련되게 코디할 수도 있고, 청바지와 로우게이지의 니트로 캐주얼하게 코디할 수도 있어 다양한 분위기로 연출이 가능하다.

올리비아로렌 프리미엄 '원더랜드' 롱 다운점퍼. 프리미엄 롱 구스다운으로 후드에 탈부착 가능한 폭스 스킨이 있고 등판에 토끼 스킨이 있어 보온성이 뛰어나다. 몸판 상단쪽에 물결무늬 퀄팅과 허리라인을 잡아주는 허리띠가 있어 특히 3040여성들이 입기에 투박하지 않고 핏감을 살리는 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진 정영애]

올리비아로렌 프리미엄 '원더랜드' 롱 다운점퍼. 프리미엄 롱 구스다운으로 후드에 탈부착 가능한 폭스 스킨이 있고 등판에 토끼 스킨이 있어 보온성이 뛰어나다. 몸판 상단쪽에 물결무늬 퀄팅과 허리라인을 잡아주는 허리띠가 있어 특히 3040여성들이 입기에 투박하지 않고 핏감을 살리는 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진 정영애]

키가 160cm 이상에 66사이즈 이하라면 오버사이즈 핏의 빵빵한 충전재가 들어간, 트랜디하면서 캐주얼한 디자인에 도전해봄 직하다. 그래야 최소한 5년은 젊어 보인다. 키도 작고 사이즈가 풍부하다고 롱 패딩을 포기할 수는 없다. 제 어깨에 슬림&롱 하게 떨어지는 핏의 디자인도 다양하게 나와 있어서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는 멋진 여성이 될 수 있다.

이런 롱 패딩은 옷깃이나 후드 쪽에 달린 털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크게 나기도 한다. 여우 털이 들어간 다운의 경우 옷값은 1/3이 털 값이라고 보면 된다. 비싸더라도 라쿤(너구리) 털보다는 블루폭스나 실버폭스가 넓은 면적으로 달린 옷을 선택해 고급스럽고 우아한 멋을 낼 수 있도록 하자.

올리비아로렌 프리미엄 '원더랜드' 롱 다운점퍼(라이트 블루 컬러). 후드에 폭스 투톤 퍼가 포인트인 롱 덕다운으로 소프트한 광택감이 느껴지는 소재로 고급스러운 제품이다. 허리를 잡아주는 세로 스티치라인과 내부 스트린이 부해보이지 않게 하고 여성스러움을 부각시켜준다. [사진 정영애]

올리비아로렌 프리미엄 '원더랜드' 롱 다운점퍼(라이트 블루 컬러). 후드에 폭스 투톤 퍼가 포인트인 롱 덕다운으로 소프트한 광택감이 느껴지는 소재로 고급스러운 제품이다. 허리를 잡아주는 세로 스티치라인과 내부 스트린이 부해보이지 않게 하고 여성스러움을 부각시켜준다. [사진 정영애]

인생은 ‘욜로( You Only Live Once)’이다. 주부이자 엄마와 아내이고 며느리인 다중역할을 하는 원더우먼 같은 우리 대한민국의 아줌마들도 중·고등학생과 같이 꼭 맘에드는 겨울 롱 패딩 하나 정도는 사 입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 해외브랜드의 유행 때문에 몇백만원에 허리띠를 졸라맸었다면, 올해부터라도 내 마음에 드는 롱 다운을 선택해 볼 일이다. 국내 브랜드에서 롱 다운 메가 히트로 몇 배의 비용절감을 했기에 자책감을 덜어내기도 했거니와, 스스로 트랜디한 여성이 됐다는 기분에 당당해질 것이다.

tip. 퍼 종류별 가격 비교
Fox&밍크&라쿤: 밍크 > 실버폭스 > 블루폭스 > 화이트 라쿤 > 라쿤

토끼: 머스크랫 > 친칠라 > 렉스 > 토끼

정영애 세정 올리비아로렌 캐주얼 디자인 실장 jya96540@sejung.co.kr

우리 집 주변 요양병원, 어디가 더 좋은지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news.joins.com/Digitalspecial/210)

우리 집 주변 요양병원, 어디가 더 좋은지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news.joins.com/Digitalspecial/210)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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