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LG카드 매각 작업 속도붙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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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외환은행과 LG카드 매각 작업이 이달 중 본격화한다. 외환은행 인수 제안서는 13일 마감되고 20일께 LG카드 매각 공고가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12일 "한 달간 진행된 외환은행 온라인 실사가 10일께 마무리됨에 따라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13일까지 인수 가격과 대금 지급 방법 등을 담은 인수제안서를 인수 희망기관들로부터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전에 참여할 게 확실한 가운데 실사에 참여했던 DBS(싱가포르개발은행).도이체방크 등 외국계 은행의 참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DBS의 경우 하나금융과, 도이체방크는 국민은행과 제휴할 것이란 소문도 돌고 있지만, 직접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자금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은 사모펀드인 H&Q를 통해 외환은행 입찰에 1조~1조2000억원의 자금을 배정하고 국민은행과 하나금융 중 한 곳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은 국민연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국민은행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이 자산 74조원인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총자산 273조원의 세계 60위의 은행으로 떠오르게 되며, 하나은행 역시 외환은행을 더할 경우 자산 177조원대로 단숨에 신한-조흥(163조), 우리은행(140조)을 제치고 2위 은행이 될 수 있다.

LG카드 채권단도 LG카드 실사작업이 거의 마무리됨에 따라 20일께 매각 공고를 하고 다음달 중 인수 희망업체들로부터 인수의향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LG카드 채권단 관계자는 "이달 말 매각 공고를 하고 다음달 중 인수의향서를 받으면 올 하반기 LG카드의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카드 인수에는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씨티그룹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메릴린치.테마섹 등의 참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LG카드는 현재 1000만 명에 가까운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 17%로 비슷한 점유율을 가진 국민카드와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를 인수하는 금융회사는 소매금융과 카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금융연구원은 이날 주간금융브리핑에서 "최근 신용카드 업계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전업(專業)계 카드사의 영업 확대 전략은 강화되고 있지만 은행계 카드사업은 크게 위축됐다"며 "은행들이 향후 금융여건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카드사의 인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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