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과 분노’에 화난 트럼프 “거짓말 놔둬선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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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비판을 담은 책 '화염과 분노'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비판을 담은 책 '화염과 분노'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사진 연합뉴스]

자신을 비판하는 내용의 책 ‘화염과 분노 :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Fire and Fury : Inside the Trump White House)를 ‘가짜 책’(Fake Book)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명예훼손법 개정을 강력히 시사했다.

10일(현지시간) 미 일간 USA 투데이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앞서 기자들에게 “현행 명예훼손법은 엉터리이며 수치”라며 “미국의 가치와 공정성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예훼손법을 매우 강력하게 살펴보겠다. 국민의 원하는 것은 공정성”이라며 명예훼손법 개정이 올해 정부의 주요과제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거짓인 줄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고, 은행계좌에 돈이 쏟아져 들어오는 걸 보며 기뻐하게 놔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의 대상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화염과 분노’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른 칼럼니스트 마이클 울프를 겨냥한 발언이라고 미언론들은 분석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칼럼니스트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트럼프 백악관의 내부'가 한 서점에 진열돼있다. [사진 AP=연합뉴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칼럼니스트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트럼프 백악관의 내부'가 한 서점에 진열돼있다. [사진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성격의 발언은 과거에도 있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에도 자신에 불리한 내용의 보도가 나올 때마다 해당 언론과 기자를 상대로 소송 위협을 가했다.

취임 후인 지난해 4월 당시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방송에 출연해 명예훼손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도 있다.

앞서 울프는 지난 5일 출간한 ‘화염과 분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큼 온전한 정신 상태를 갖고 있는가에 대해 백악관 일부 참모들마저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썼다.

책이 관심을 받고,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의 공식 트위터에 “나는 대통령 선거 출마를 발표한 첫날부터 ‘가짜 뉴스’를 참아내야 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신용도가 떨어진 작가가 쓴 ‘가짜 책’도 견뎌내야 한다”고 적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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