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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바닐라난·다윈난…세계 희귀 난향에 취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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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서 관람객들이 세계 희귀 난을 구경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300여 종 5000여 점의 희귀 난을 전시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서 관람객들이 세계 희귀 난을 구경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300여 종 5000여 점의 희귀 난을 전시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겨울에 전 세계 300여종 5000여 본의 난을 볼 수는 곳이 있다. 세계 각국에서 자생하는 난은 아름답게 꾸며놓은 정원을 거닐며 감상할 수 있다. 또 지난해 10월과 11월 잇달아 부화한 남극펭귄(젠투펭귄)의 몸짓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난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난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서천군 마서면 송내리 국립생태원 에코리움열대관과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난 전시회(전시회)’의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14일 시작된 전시회는 오는 31일까지 계속된다. 국립생태원 입장료(성인 5000원)만 내면 전시회는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이희철 국립생태원장은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자생하는 난을 구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서 관람객들이 세계 여러 나라의 난을 구경하고 있다. 일부 난은 철구조물에 매달아 놓았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서 관람객들이 세계 여러 나라의 난을 구경하고 있다. 일부 난은 철구조물에 매달아 놓았다. 프리랜서 김성태

전시장은 생활정원, 생태정원, 하늘정원 등 3개 공간으로 꾸몄다. 생활정원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화훼 난을 작품으로 연출했다. 심비디움 등 50여 종 3000여 본이 전시된 이곳에서는 다양한 색과 향기를 가진 겨울 난의 화려함을 느낄 수 있다.
생태정원은 바닐라 난, 다윈난 등 세계 희귀 난 200여종(100여 본)을 중심으로 꾸몄다. 바닐라 난은 열매가 맺는다. 열매 향기는 커피처럼 산지와 가공 방법에 따라 맛이 다르다. 우유·아이스크림·빵·가공 과일 등에 널리 쓰인다. 아룬디나그라미니폴리아는 아시아 열대우림이 원산지인 자생난으로 여름에서 초겨울까지 분홍색의 꽃이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 한번 피면 3〜5일간 감상이 가능하다.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서 관람객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 자생하는 난을 관람하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서 관람객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 자생하는 난을 관람하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이와 함께 덴드로비움술라위시엔세는 여름에서 가을까지 진분홍의 꽃이 20〜30일간 무리 지어 핀다. 생명력이 강하고 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안그래쿰세스퀴페딜레는 마다가스카르 원산으로 겨울에서 봄에 이르기까지 왁스로 코팅된 듯한 질감의 희고 큰 별 모양의 꽃이 피며 은은한 향기가 난다. 이 난은 길이 30㎝의 거(spur·꽃받침이나 꽃잎 밑부분에 길게 돌출된 부분)가 있다.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서 전시중인 희귀난 네오벤타미아나 그라킬리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서 전시중인 희귀난 네오벤타미아나 그라킬리스. 프리랜서 김성태

19세기 중반 마다가스카르를 찾은 영국의 박물학자 다윈(1809~1882)은 동물과 식물이 서로 진화하며 공생한다고 주장하며 식물의 거 안에 꿀을 먹는곤충이 있을 것으로 봤다. 다윈 사망 21년 뒤 기다란 주둥이로 거 안의 꿀을 빠는 나방이 발견됐다. 이후 이 식물은 다윈난(Darwin's orchid) 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서천 국립생태원 희귀난 300종, 3000여 본 전시회 #사막부터 빙하지대까지 세계 모든 지역 자생 난 전시 #생활정원, 생태정원, 하늘정원 등 3개 공간으로 꾸며 #지난해 9월과 10월 국내 최초로 부화한 젠투펭귄도 #국립생태원 젠투펭귄(남극펭귄) 포함 펭귄 10마리 관리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 전시중인 아룬디나 그라미니폴리아. 세계 희귀난가운데 하나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 전시중인 아룬디나 그라미니폴리아. 세계 희귀난가운데 하나다. 프리랜서 김성태

하늘정원은 태양과 달을 의미하는 둥근 구조물을 난으로 꾸몄다. 팔레놉시스 등 자주색과 노란색의 50여 종 1000여 본의 난이 심겨 있다. 호접란이라 불리는 팔레놉시스는 향기는 없지만, 꽃이 크고 색이 화려하며 오랫동안 감상이 가능하다. 국립생태원 식물관리연구실 김진영 주임은 “하늘 정원은 공중에 떠 있는 난을 감상하는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서 난 전시 공간인 하늘정원의 오로라 재배종 반다 난과 수염 틸란드시아.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서 난 전시 공간인 하늘정원의 오로라 재배종 반다 난과 수염 틸란드시아.프리랜서 김성태

난초과는 전 세계 식물 40만 종 가운데 2만2000여 종을 차지해 국화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종이 다양한 식물이다. 하지만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개체 수가 감소해 난초과 식물 전체가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난 전시장은 요즘 주말에 4000여명이 찾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유진웅(전북 군산시)씨는 “세계 희귀 난이 공중에 주렁주렁 매달린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생태원 관람객은 올해도 100만명을 기록할 전망이다.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 전시중인 희귀난 덴드로킬럼 코비아눔.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 전시중인 희귀난 덴드로킬럼 코비아눔.프리랜서 김성태

이와 함께 요즘 국립생태원을 찾으면 이색 펭귄을 구경할 수 있다. 남극이 고향으로 최근 이곳에서 부화에 성공한 젠투펭귄이다. 이곳 젠투펭귄 두 쌍은 지난해 9월 25일부터 순차적으로 각각 2개씩 총 4개의 알을 낳았는데, 쌍별로 하나씩 2개가 부화했다.
하나는 지난 10월 31일에, 다른 한 쌍이 낳은 알은 지난 11일에 부화했다. 아직은 어미의 경계로 성별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으나, 현재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며 크기가 어미와 비슷한 35〜40㎝ 정도로 자랐다.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 이배근 실장은 "펭귄은 45일 정도면 어미와 크기가 비슷해진다"고 말했다.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서 부화에 성공한 '젠투펭귄'이 알을 품고 있다. [사진 국립생태원]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서 부화에 성공한 '젠투펭귄'이 알을 품고 있다. [사진 국립생태원]

전 세계에 펭귄은 모두 18종이 있다. 젠투펭귄은 젠투펭귄 속(屬) 펭귄 중에서 황제펭귄과 킹펭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펭귄이다. 눈 위의 흰 얼룩무늬와 주황색 부리가 특징이다. 펭귄 중에서 꼬리가 가장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육 상태에서는 보통 2개의 알을 낳으며, 부화율은 5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생태원에는 총 10마리의 펭귄이 있다. 2012년 11월 일본 나고야 항 수족관에서 남극 펭귄인 젠투펭귄 6마리(수컷 4마리, 암컷 2마리)와 턱끈펭귄 4마리 (수컷 1마리, 암컷 3마리)를 도입했다. 이들 펭귄은 국립생태원 에코리움극지관에서 관리하고 있다.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서 관람객들이 '젠투펭귄'을 구경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서 관람객들이 '젠투펭귄'을 구경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생태원은 이번에 젠투펭귄 번식을 위해 남극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했다. 우선 펭귄의 생체리듬 조절을 위해 조명을 여름(남극의 겨울)에는 5시간으로, 겨울(남극의 여름)에는 20시간으로 유지했다. 또 자갈과 조약돌 등으로 둥지를 만들고, 인공눈을 만들어 뿌리기도 했다.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서 부화해 자라고 있는 '젠투펭귄'. 사진은 젠투펭귄 어미와 생후 3일 차 새끼 모습. [사진 국립생태원]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서 부화해 자라고 있는 '젠투펭귄'. 사진은 젠투펭귄 어미와 생후 3일 차 새끼 모습. [사진 국립생태원]

이와 함께 펭귄 전시 공간에 편광 필름을 부착, 펭귄의 스트레스도 최소화했다. 편광 필름을 붙이면 관람객은 펭귄을 볼 수 있으나, 사육장에서 관람객 쪽을 보면 관람객은 보이지 않고 거울처럼 펭귄의 모습만 비치게 된다.
국립생태원은 2013년 12월 문을 연 국내 최대 생태 연구·전시·교육기관이다. 99만8000㎡(축구장 면적의 140배)의 규모이며, 열대관·극지관 등 5개 전시관으로 이뤄진 에코리움으로 이곳에서는 ‘하루만의 세계 기후대 생태체험’이 가능하다. 야외에는 한반도 숲과 습지생태원·고산생태원 등이 조성돼 있다.

서천=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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