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전> ●신진서 8단 ○탕웨이싱 9단
2보(15~30)=탕웨이싱 9단은 16으로 곧장 3·3부터 들어갔다.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의 등장 이후 '묻지마 3·3 침입'은 프로기사들의 바둑에서도 많이 등장한다. 포스트 알파고 시대에 등장한 바둑의 새로운 트렌드라고 해야 할까.
![기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1/05/92151181-3999-4f94-8ca9-f2c04f40ced0.jpg)
기보
알파고가 나타나기 전까지, 초반에 일찌감치 3·3부터 들어가는 것은 엄청난 악수로 여겼다. 귀에 변변찮은 집을 짓는 대가로 상대가 큰 세력을 쌓도록 도와주는 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파고가 3·3을 즐겨 쓰는 것을 보고 3·3 침입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가 이뤄졌다. 3·3이야말로 알파고가 인간 바둑에 남긴 대표적인 흔적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두 기사는 초반을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세계대회는 한 판 한 판이 중요하기 때문에 초반부터 험한 전투가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선수들은 실험적인 수를 두기보다는 최대한 자신의 입맛에 맞는 바둑을 만들기 위해 서로 눈치작전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참고도](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1/05/0635cbc1-48b8-4458-9970-47c633d06074.jpg)
참고도
30까지 우하귀 진행은 일단락. 그런데 다음 수를 둬야 하는 신진서 8단의 생각이 길어진다. '참고도'처럼 시원하게 밀어보고도 싶지만, 이렇게 되면 상대에게 손쉽게 실리를 쥐여주는 것 같아서 꺼려진다. 그의 다음 선택은 어디로 향할까.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