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국채 사재기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종전엔 외화자산을 안전한 미국 국채에 많이 투자했으나 달러화 약세에 따라 투자대상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9일 LG경제연구원의 '아시아 국가들 미 국채 팔기 시작했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2005년 외환보유액이 24억 달러 늘었지만 미 국채 보유액은 오히려 49억 달러 줄었다. 일본은 미 국채의 최대 보유국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보유한 미 국채 중 일본의 비중은 2004년 36.6%에서 2005년 31.5%로 5.1%포인트나 하락했다. 홍콩과 싱가포르도 지난 한 해 동안 미 국채보유액을 각각 11억 달러와 30억 달러 줄였다.
중국과 대만의 미 국채 보유액은 2005년 중 각각 338억 달러와 32억 달러 늘었지만 전년에 비해 '사재기 열기'는 눈에 띄게 시들해졌다. 2004년에 외환보유액 증가분 가운데 중국은 31%, 대만은 48%를 각각 미 국채에 투자했지만 2005년에는 외환보유 증가액의 16%와 28%만 미 국채에 운용했다.
반면 지난해 한국은 다른 선택을 했다. 지난해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113억 달러가 늘었지만 연기금.금융기관 등 민간부문까지 포함한 한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115억 달러나 증가했다. 외환보유액 증가분보다 많은 미 국채를 사들인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 외화자산의 미 국채 투자편중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서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