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장애·절박함 보듬는 13만 '사랑 도우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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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좋은 일 하시네요. 마음씨가 착하신가 봐요." 한국복지재단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이윤수(29) 사회복지사가 종종 듣는 말이다. "봉사활동 열심히 하네요"라며 사회복지사를 자원봉사자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하면서 칭찬받고 보람도 얻는 직업이 사회복지사다. 최근 정부가 노인수발보장제 등 사회복지 사업에 비중을 두면서 갈수록 사회복지사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 중앙고용정보원이 펴낸 '2005년 한국직업전망' 보고서를 보면 사회복지사는 고용 전망이 좋은 직업으로 꼽혔다. 지난해까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13만 명에 달한다. 특히 지난 3년 사이 6만여 명이 자격증을 땄다.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설립된 기관은 한 명 이상의 사회복지사를 고용해야 한다. 사회복지사의 진출 분야도 다양하다. 주로 노인.장애인.아동 생활시설 등 복지기관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직접 돌보거나 후원을 알선하는 업무를 하지만 구청.동사무소의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으로도 일한다. 자격증이 있으면 공무원 시험을 볼 때 가산점을 받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국민연금관리공단.근로복지공단 등에서도 채용 시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한다.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 이윤수(29)씨가 방과 후 교실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김태성 기자]

숭실대 사회사업학과 한준수 교수는 "삼성 등 대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면서 사회복지사들을 우대하고 있다"며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으면 국제기구나 해외에서 활동할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봉사정신이 투철한 사람이라면 직업과 자신의 이상을 일치시킬 수 있다. 직업 안정성도 높은 편이다. 이윤수씨는 "남을 도우면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우리 직업의 가장 큰 보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내심과 희생정신이 필요하다. 복지 수혜자들과 직접 만나는 일이 많은 만큼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생활시설에서 수발자로 일하게 되면 노동 강도가 높은 편이다. 임금도 많지 않다. 서울지역 종합사회복지관의 1호봉 연봉은 1700만원 수준이다. 한국복지재단 한전복 후원개발팀장은 "일이 많고 처우가 좋지 않아 복지기관의 이직률은 50% 안팎으로 높다"며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어하는 소명의식이 있다면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사회복지사 자격증은 어떻게 따나=자격증은 세 종류다. 2년제 또는 4년제 대학에서 사회복지 관련 수업을 14과목(필수 10과목, 선택 4과목) 이상 이수하면 2급 자격증을 딸 수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운영하는 학점 은행에서 학점을 따고 학위를 받아도 자격증을 준다. 1급 자격증은 2급 자격증 소지자가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취득할 수 있다. 전문학사는 1년간의 실무 경험이 있어야 1급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국가시험은 매년 1회 정도 열리며 평균 6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3급 자격증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교육훈련기관에서 단기교육(보통 12주)을 받으면 주어진다. 그러나 '노인복지사'라는 자격증은 국가가 인정하지 않는 사이비 자격증이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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