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굿모닝 내셔널]‘여수 밤바다’ 누비는 케이블카…3년 600만명 “환상체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남 여수의 해상 케이블카를 탄 어린이가 거북선대교와 남해바다 상공을 오가는 케이블카를 바라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여수의 해상 케이블카를 탄 어린이가 거북선대교와 남해바다 상공을 오가는 케이블카를 바라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28일 오후 전남 여수의 돌산공원 내 해상 케이블카 전망대. 차가운 해풍이 부는 쌀쌀한 날씨 속에 야외 옥상에 오른 관광객들이 “와~” 하는 감탄사를 쏟아냈다. 여수 앞바다 상공에 뜬 케이블카 20여 대가 현란한 야경을 배경으로 비행을 하듯 오가는 장관이 눈앞에 펼쳐져서다.

여수 케이블카, 남해안 대표 관광지로 '우뚝' #2014년부터 36개월간 610만명 “공중 부양” #바닥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은 “심장 쫄깃” #야간에는 ‘여수 야경’의 현란함에 ‘화룡점정’ #돌산~자산 1.5㎞ 오가는 첫 해상 케이블카 #올해만 1500만명 찾은 ‘여수 관광’ 이끌어

관광객들은 날렵한 모양의 캐빈(객실)이 50여 가지 불빛을 내뿜는 거북선대교 위를 오가는 모습을 찍기 위해 연신 스마트폰의 셔터를 눌렀다. 전망대 한쪽에서는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 뒤편으로 펼쳐진 형형색색의 야경을 넋을 잃은 듯 바라보는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황석안(44·경북 경주시)씨는 “케이블카를 타고 바다 위를 횡단하는 짜릿함과 여수의 소문 난 야경을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어 가족들이 너무나 좋아한다”고 말했다.

전남 여수 앞바다를 오가는 해상 케이블카 운행 모습. 돌산공원과 자산공원까지 1500m구간을 타는 동안 남해 바다와 여수시내 전경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여수 앞바다를 오가는 해상 케이블카 운행 모습. 돌산공원과 자산공원까지 1500m구간을 타는 동안 남해 바다와 여수시내 전경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여수 앞바다를 운행하는 해상 케이블카가 해양도시 여수를 대표하는 관광 콘텐트가 됐다. 캐빈 안에 앉아 국립공원인 오동도나 돌산도 앞바다부터 멀리 남해를 둘러보려는 연인·가족 단위 관광객이 매년 늘고 있다.

국내 첫 해상케이블을 표방하며 2014년 12월 운행을 시작한 여수 케이블카는 36개월 동안 610만8000여 명이 체험했다. 전문가들은 경남 통영 등에 있는 케이블카는 다도해를 조망할 수는 있지만, 바다 위를 직접 운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곳을 국내 최초의 해상 케이블카로 꼽는다.

여수 해상 케이블카의 크리스탈 캐빈을 탄 어린이가 발 아래로 펼쳐진 건물들과 남해 바다 전경을 바라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여수 해상 케이블카의 크리스탈 캐빈을 탄 어린이가 발 아래로 펼쳐진 건물들과 남해 바다 전경을 바라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민간사업자가 360억원을 들여 조성한 케이블카는 5인용과 8인용 캐빈 50대가 운행하고 있다. 전체 캐빈 중 10여 대는 바다 경관을 내려볼 수 있도록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5인용)을 도입했다. 발 아래로 시퍼런 바다와 건물들, 선박들이 오가는 아찔한 경험을 할 수 있어 바닥이 막힌 일반 캐빈(8인용)보다 스릴이 있다.

여수 케이블카는 오동도 앞바다부터 멀리 남해 바다와 섬까지 두루 볼 수 있는 해상 조망권을 갖췄다. 여수 돌산과 도심을 잇는 돌산대교와 케이블카가 오가는 거북선대교 일대를 90~100m 상공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자산공원(紫山公園)은 일출 때 하늘이 자줏빛으로 물드는 경관이 일품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전남 여수 앞바다를 오가는 해상 케이블카 운행 모습. 돌산공원과 자산공원까지 1500m구간을 타는 동안 남해 바다와 여수시내 전경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여수 앞바다를 오가는 해상 케이블카 운행 모습. 돌산공원과 자산공원까지 1500m구간을 타는 동안 남해 바다와 여수시내 전경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해상 케이블카를 타면 여수 시내와 앞바다의 정취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바다 위를 항해하는 선박들의 모습과 다도해의 섬들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거북선대교 상공을 지날 때면 ‘하멜전시관’ 건물과 붉은색 ‘하멜등대’가 나타난다. 조선 효종 때 제주도 앞바다를 표류하다 붙잡혀온 네덜란드 선원 하멜이 고국으로 탈출한 곳에 세워진 등대다. 2012년 10월 개관한 하멜전시관에는 하멜이 쓴 『하멜보고서』 사본과 2007년 하멜의 고향인 네덜란드 호르큼(Gorcum)시에서 기증한 하멜 동상 등이 있다.

하멜전시관 뒤편 언덕에는 알록달록한 색칠을 한 옛 주택들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30~40년 이상 된 허름한 주택들의 지붕과 벽을 붉은색과 노란색·분홍색 페인트로 칠해 70~80년대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케이블카가 자산공원 언덕을 넘어서면 멀리 오동도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린 여수 신항 일대의 전경이 탑승객을 맞이한다.

전남 여수 앞바다를 오가는 해상 케이블카의 야간 운행 모습. 여수시내와 남해 바다 일대의 불빛들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여수 앞바다를 오가는 해상 케이블카의 야간 운행 모습. 여수시내와 남해 바다 일대의 불빛들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프리랜서 장정필

여수 케이블카는 연간 1000만 명 이상이 찾는 여수의 밤 풍경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돌산공원과 자산공원까지 1500m를 오가는 케이블카가 여수 앞바다 일대의 불빛들과 만나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남해안에 새롭게 조성된 관광 콘텐트가 기존 여수 시내와 바다 곳곳을 수놓았던 야경을 완성하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된 것이다.

원래 여수는 돌산대교와 인근 장군도, 하멜등대, 종포해양공원, 이순신광장, 소호동다리 등이 어우러진 야경이 좋기로 이름난 곳이다. 시내 곳곳에 설치된 가로등과 형형색색 조명이 바닷물에 반사된 광경은 해양도시만이 지닌 정취를 풍긴다. 여기에 2012년 6월 거북선대교가 개통된 데 이어 해상 케이블카까지 운행되면서 여수의 야경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전남 여수의 해상 케이블카 전망대에서 바라본 돌산대교와 여수 시내 야경.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여수의 해상 케이블카 전망대에서 바라본 돌산대교와 여수 시내 야경. 프리랜서 장정필

여수 야경의 진가는 외지 관광객들의 반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수시에 따르면 올해 8∼9월 관광객 등 12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가 ‘여수에서의 여행 기간’을 1박 2일이라고 답했다.
버스커버스커의 히트곡인 ‘여수 밤바다’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과정에서 입소문을 탄 밤의 풍경을 체험하기 위한 관광객이 전체의 절반을 넘은 것이다. 2박 3일을 꼽은 응답자도 19%에 달하면서 당일 관광(18%)에 비해 체류형 관광 비중이 훨씬 높은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들 관광객은 여수의 인기 방문지로 오동도(9.3%)와 해상케이블카(8.4%), 이순신광장(7.7%)과 낭만포차(6.4%), 향일암(5.5%) 등을 꼽았다. 이중 해상케이블카는 첫 운행 후 11개월 만에 200만명을 돌파하면서 인근 오동도와 이순신광장, 낭만포차, 레일바이크 등의 관광객을 끌어모으는데 한몫을 했다.

전남 여수의 해상 케이블카 탑승장인 자산공원에서 바라본 전망대와 오동도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여수의 해상 케이블카 탑승장인 자산공원에서 바라본 전망대와 오동도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한편, 여수는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1421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15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여수의 경우 2012년 세계박람회 효과로 1525만명이 방문한 후 2013년 1041만명, 2014년 988만명, 2015년 1358만명, 2016년 1316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주철현 여수시장은 “여수를 찾는 관광객의 75%가량이 1박 2일 이상으로 일정을 짤 정도로 여수의 야간관광이 명성을 더해가고 있다”며 “수려한 야경과 풍부한 수산자원을 바탕으로 한 ‘여수 해양문화’의 힘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여수=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전남 여수의 해상 케이블카를 탄 어린이들이 남해 바다와 거북선대교 등을 바라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여수의 해상 케이블카를 탄 어린이들이 남해 바다와 거북선대교 등을 바라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관광객들이 여수 앞바다를 오가는 해상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돌산공원 내 탑승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관광객들이 여수 앞바다를 오가는 해상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돌산공원 내 탑승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여수 앞바다를 오가는 해상 케이블카 운행 모습. 돌산공원과 자산공원까지 1500m구간을 타는 동안 남해 바다와 여수시내 전경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여수 앞바다를 오가는 해상 케이블카 운행 모습. 돌산공원과 자산공원까지 1500m구간을 타는 동안 남해 바다와 여수시내 전경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관련기사

굿모닝 내셔널 더보기

굿모닝 내셔널

굿모닝 내셔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