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촌에 감원 찬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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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여러 해째 불황 몸살에 시달리던 탄광촌에 꽃샘추위와 함께 「사상최대」의 감원 찬바람이 불어닥쳤다.
갈수록 악화되는 채산수지에 구조적인 수요감퇴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 정부가 그 동안 해마다 정책적으로 추진해 왔던 「증산」시책을 포기, 올해 처음으로 석탄생산을 줄이기로 결정함에 따라 채산성이 낮은 영세탄광부터 폐광, 정리에들 어가 1만5천여명의 광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만 하게 됐다.
석유·가스 등 보다 값싼 연료 중심으로 에너지수급패턴이 바뀌면서 우리나라의 석탄산업이 탄광개발 52년만에 구조적인 재편·정리가 불가피해진 것이지만 1차로 1만5천 광원들의 대량실직사태에 따라 이들의 전업대책을 비롯, 또 다른 어려움이 예상된다.
◇감산=정부는 최근 석유·가스등 값싸고 편리한 대체연료소비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석탄소비가 해마다 주는 데다 최근 2년 계속된 난동으로 l천여만t의 석탄이 팔리지 않고 쌓여있는 점등을 고려, 올해 석탄생산을 처음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4월 총선이 끝난 뒤 채산성이 낮은 연산 5만t이하 2백50여개 영세탄광을 대상으로 폐광·통합 등 정리작업을 단계적으로 단행키로 했다.
또 석공 등 주요 광업소의 석탄생산량도 지난해보다 5∼10% 줄일 계획이다.
8일 업계의 올 석탄생산계획에 따르면 태백시 어룡광업소는 지난해 36만t생산에서 41%가 줄어든 21만t으로 정했고, 국내최대인 석공장성광업소는 예년보다 6만t이 준 2백21만t으로 잡았으며 태백강원탄광도 당초 1백만t에서 80만t으로 줄였다.
◇감원=이같은 감산계획에 따라 정선군 묵산광업소는 광원6백명 중 절반인3백여명을 줄일 계획이며 정선석공나전광업소도 6백여명 중 절반을 감원할 세부계획을 짜고있다.
대부분의 탄광들은 인원감축을 위해 l차로 신규광원채용을 전면 중단하고 퇴직자 등 자연감소인원을 채우지 않는 방법을 쓰고있다.
태백시 석공장성광업소의 경우 올 들어 1백20명이 퇴직했으나 결원보충을 하지 않고 있으며 강원·성태 등 굴지 민영탄광즐도 월30여명의 퇴직자에 대한 보충을 하지 않고 인원을 줄이는 중.
◇전업대책=그러나 영세탄광 정리ㆍ감산에 따라 석탄생산량은 늦어도 내년까지 작년 2천4백30만t의 20%가 넘는 5백여만t이 줄어들고 이에 딸린 1만일5천 영세광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석공은 광부들의 전업을 돕도록 올 상반기안에 태백훈련소에서 실직광부들을 대상으로 배관·전기 등에 대한 전업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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