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강규형 KBS 이사 해임 건의안 재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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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형 KBS 이사. [중앙포토]

강규형 KBS 이사.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보수 성향의 강규형 KBS 이사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재가했다. 이로 인해 MBC에 이어 KBS도 진보 성향 이사가 이사회에서 수적 우위를 차지하게 돼 KBS 경영진 교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인사혁신처를 통해 올라온 강 이사의 해임건의안을 오늘 재가했다”고 밝혔다.

전날 방송통신위원회는 비공개 전체 회의를 열고 강 이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전체 방통위원 5명 중 구 여권 추천 몫인 김석진 의원은 회의 진행에 반발해 퇴장했으며, 이후 나머지 위원 4명이 표결 없이 강 이사의 해임을 제청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감사원은 KBS 이사 업무추진비 감사 결과 “강 이사가 총 269건에 걸쳐 업무추진비 1381만원 상당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방통위에 비위 경중에 따라 해당 이사를 인사 조치하라고 통보했다. 이날 방통위의 해임 건의안 의결은 감사원 통보에 따른 조치다.

방통위 측은 “업무추진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한 규모가 크고 KBS 이사로서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한 강 이사에 대해 행정절차법에 따라 사전 통지 및 청문을 거쳐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 이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후 2시 청문 절차가 끝나고 3시에 방통위 간담회로 시작된 게 5시에 전체회의로 전환되더니 곧바로 나를 해임하는 건의안이 의결됐다”며 “해임에 대한 행정소송, 필요하면 헌법소원까지 제기하겠다”고 반발했다.

그는 “법인카드를 카페에서 사용한 것 등은 KBS 내부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누차 항변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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