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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통곡의 벽'에 '트럼프' 기차역 생기나

중앙일보

입력

지난 5월 예루살렘 '통곡의 벽'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 5월 예루살렘 '통곡의 벽'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예루살렘 성지에 '트럼프 역'이 생길 듯하다.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 인정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대한 이스라엘의 감사 표시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스라엘 정부가 '통곡의 벽' 옆에 신설될 기차역 이름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따 지을 예정이라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카츠 교통정보부 장관은 "통곡의 벽은 유대인에게 신성한 곳이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이고 용감한 결정에 따라, (성지로 향하는) 기차역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짓고 싶다"고 말했다. 카츠 장관은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주요 인사다.

카츠 장관은 예루살렘 지하를 관통하는 3㎞ 터널 구간이 포함된 고속철로 연장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을 연결하는 기존 계획에서 고속철도 종착역은 예루살렘 서북부 초입인 비냐에이 하우마역이었다.

카츠 장관은 이 노선을 통곡의 벽까지 연장하는 프로젝트를 가장 중요한 국가 과제로 보고 이를 최우선 순위에 놓도록 교통부 관료들에게 명령했다. 공사비 총 25억 셰켈(7700억원) 규모 프로젝트다.

카츠 장관은 성명서에서 "매년 통곡의 벽을 찾는 1100만 유대인과 관광객을 가장 빠르고 안전한 방법으로 유대 국가의 심장부인 통곡의 벽과 선성산에 연결할 것"이면서 "지하 52m 깊이에 2개의 역이 건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차역 하나는 예루살렘 구시가지(올드시티) 남쪽 문인 덩 게이트 인근에, 나머지 하나는 로마식 도로 카르도(Cardo) 아래에 지을 예정이다. 2세기에 건설된 도로 유적을 훼손시키지 않는 방법으로 지화화를 택했다는 것이다.

아브너 오바디아 교통부 대변인은 "이 프로젝트는 국가 인프라 계획 위원회에서 논의 중으로, 예비 승인을 통과했다"면서 "1년간의 추가 논의 과정 이후 문제가 없다면 4~5년 이내에 프로젝트가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 사회는 동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한 지역으로 해석하고 있어서 실제로 선로 연장이 이뤄지면 국제적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령인 서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할지인 동예루살렘으로 분할돼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1967년 예루살렘을 점령한 뒤 이 도시를 ‘분리될 수 없는 이스라엘의 영원한 수도’로 법제화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끊임없이 빚어지는 갈등의 근원이다.

이달 초 미국이 일방적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한 데 반발, 유엔 총회는 예루살렘의 지위에 어떠한 변화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예루살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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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기자 dungle@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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