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신성장 동력산업 조정기구 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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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인텔 등 세계적 정보기술(IT)기업들의 연구개발(R&D)센터 유치 등으로 분주하다. 취임 6개월을 맞은 그는 국가 10대 신성장 동력산업 등이 빠르게 발전하도록 하려면 부처 간 정책조정기구가 필요한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한 10대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계획에 대해 부처 간 갈등이 있는 것 같다.

"IT정책은 한 부처로 모으면 제일 좋다. 지금은 방송과 인터넷 통신이 대융합하는 시대다. 이런 산업을 나누어 관장하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이다. 정통부는 전체산업의 15%인 IT를 하고 산자부는 85%에 달하는 전통산업 IT화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면 가장 합리적이다. 10대 신성장 동력정책 추진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부처 내 정책추진과정을 정확히 이해하는 상위조정기구가 있어도 좋겠다."

-하나로통신 문제는 대주주 간 이해가 달라 여전히 꼬이고 있다. 정부가 개입할 의사는 없나.

"소비자나 국가경제에 큰 피해가 오지 않는 이상 시장원리에 맡기겠다. 설사 하나로가 지불불능으로 법정관리로 간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대주주들도 막대한 손해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부 통신업체들을 위해 정부가 대폭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신들이 구조조정을 하고 기술개발도 해야 한다."

-정부의 IT정책을 어떻게 끌고갈 생각인가.

"경영자로 있을 때 정부가 너무 부품개발 등 지엽적인 정책만 편다는 생각을 했다. 정부는 어떻게 할 것(단편적인 기술개발 등)을 생각하는 게 아니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경영자 출신으로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기업은 속도가 살 길이다. 정부는 정책결정에 반대하는 소수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정책결정 과정이 늦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통부는 빨리 갈 생각이다."

-인텔 R&D센터의 한국 유치가 가진 의미는.

"공장이 들어오는 것보다도 파급효과가 더 크다. R&D센터가 세워져 인텔의 인력이 한국에서 연구활동을 하면 국내 기업들이 그들의 연구방법, 연구소 운영방식, 세계기술 동향 등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 엄청난 이득이다."

-다른 선진국 IT기업들도 국내에 투자한다고 하는데.

"취임 직후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이 축하편지를 보내왔는데 답장을 하면서 국내에 R&D센터를 세우라고 권했더니 답변이 긍정적이었다. IBM과 다우코닝.휴렛팩커드 등도 국내 R&D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고 그외 상당수 기업들이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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