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42)씨는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는 영업 직종에서 일하고 있다. 이씨는 그러나 많이 사용하는 만큼 통화료를 깎아주지 않는 일반 요금제를 선택해 휴대전화를 쓰고 있다. 이씨의 한 달 휴대전화 요금은 보통 10만원이 넘는다. 많을 때는 20만원가량 나온다.
이씨는 휴대전화 요금을 확 줄일 수 있는 길이 있는데도 그걸 몰랐다. 일반요금제를 선택하는 바람에 오랫동안 손해를 봤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뒤늦게 이동통신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뒤졌다. SK텔레콤 고객인 이씨는 '무료 60시간 요금제'가 자신에게 알맞은 제도인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이 요금제는 통화량이 많은 비즈니스맨을 겨냥해 내놓은 것이다. 기본료가 비싸지만(9만원) 매달 60시간(평일 20시간, 휴일 40시간) 공짜로 통화를 할 수 있다. 이씨가 기존에 사용하던 일반요금제는 기본료가 1만3000원. 그러나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0분이다. 60시간의 무료 통화의 가치는 일반요금 기준으로 환산하면 33만원이 넘는다.
KTF와 LG텔레콤 등 나머지 이동통신회사들도 무료 통화 시간이 이와 비슷한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이동통신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소개된 수십 종류의 요금제를 잘 살피면 돈을 아낄 수 있는 길이 보인다. 직업과 연령대별로 알맞은 요금제가 어떤 게 있는지 살펴봤다.
◆청소년=이동통신회사들은 문자를 많이 사용하는 18세 이하 청소년을 위한 상품을 많이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은 '팅문자프리미엄'과 '팅500'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기본료 2만6000원의 팅문자프리미엄은 3000건의 문자를 무료로 제공한다. 팅500은 기본료 1만5000원에 문자 540건을 쓸 수 있다.
KTF는 문자 3000건을 무료로 제공하는 '비기 문자매니아'를 올 초 선보였다. 기본요금 2만5500원을 내면 2시간가량의 음성 통화도 할 수 있다. LG텔레콤은 기본료 1만9500원(홀플레이)과 2만6000원(홀문자매니아)인 청소년 전용 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홀플레이의 경우 음성통화를 한 통도 않고 문자만 사용하면 2450건의 문자를 사용할 수 있다.
이동통신회사에 따르면 문자를 아무리 많이 사용해도 청소년들이 한 달에 2000건을 넘기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한다. 따라서 자신의 한 달 평균 문자 사용 건수를 따져보고 기본요금 수준과 무료 문자제공 건수를 적절히 배합한 요금제를 선택하는 게 좋다.
다만 청소년 요금제를 골랐다고 하더라도 사전에 설정된 사용한도를 넘으면 음성통화만 중단될 뿐, 무선인터넷 요금은 그대로 부과된다는 점을 부모들도 알고 있어야 한다. 가령 팅500요금의 경우 기본료 1만5000원이 소진돼도 무선인터넷 사용은 가능하다.
◆30, 40대 직장인=통화량이 많은 직장인이라면 이동통신회사들의 무료 통화 요금제를 선택하는 게 좋다.
SK텔레콤은 무료통화 시간이 다른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2시간.10시간.20시간.30시간.60시간짜리 등이 있다. 2시간 무료통화제의 경우 휴일에만 2시간 무료통화를 할 수 있다. KTF는 올해 초 '무료통화 이월요금 플러스'요금제를 도입했다. 이 요금제는 150~1600분까지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6종류로 구성됐다. 평일과 휴일 구분 없이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게 장점이다. SK텔레콤의 무료 통화제는 평일과 휴일이 나눠져 있으며, 평일보다 휴일의 무료 통화 시간이 긴 게 단점이다. KTF의 무료통화제를 활용하면 못 다 쓴 무료통화 시간을 다음달에도 사용할 수 있다. LG텔레콤에는 5~25시간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요금제 6종이 있다. 무료 11시간.16시간.21시간은 평일보다 휴일 무료 통화시간이 많다.
◆주부와 50대 이상 장년층=휴대전화 사용량이 많지 않은 계층이다. 전화를 걸기보다는 받는 횟수가 많다면 통화료는 높지만, 기본요금이 낮은 요금제를 선택하는 게 좋다. SK텔레콤의 슬림과 실버 요금제는 기본료가 각각 1만2500원, 1만1000원이다. 이 회사 요금제 중 기본료가 가장 낮은 실버 요금제는 만 65세 이상 노인만 가입할 수 있다. LG텔레콤의 '다이어트 요금제'는 이동통신 3사의 요금제 중 가장 기본료(매달 9000원)가 낮다.
이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