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잭슨 "불량고객·우량고객 확실히 차별화 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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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의 은행들이 세계적 은행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우량 고객과 불량 고객을 차별화해야 합니다."

리처드 잭슨(사진) 씨티은행 서울지점 대표(소비자금융)는 "(한국에서는) 우량 고객이 불량 고객과 비슷한 수준의 이자를 받으면서 수수료를 내는 등 누려야할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용카드 부실과 SK글로벌 사태는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드러낸 사례"라며 "한국의 은행들이 여기서 교훈을 얻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다면 세계적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케팅이나 온라인 뱅킹 등에서는 이미 세계적 수준인 만큼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잭슨 대표는 "한국 금융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으며 기회가 생기면 한국의 은행.보험.카드사 인수에 나설 방침"이라며 "지방 대도시에 지점을 신설하는 등 한국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과 부산에 12개의 지점을 두고 있는 씨티은행은 내년 초 대구.대전.광주에도 지점을 신설해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잭슨 대표는 "한국이 아시아의 금융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중국과 경쟁해야 한다"며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과 기술력을 갖춘 만큼 외국 금융회사들이 몰릴 만한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01년 6월 서울지점 대표로 취임한 그는 지난해 직원들과 3천여만원을 모아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한.일 고아 친선축구대회를 여는 등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글=정재홍.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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