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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정말 입니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월말 말레이지아 페낭에서 아프리카·유럽·아시아대륙 등 26개국 47명의 대표가 모여 약품관계 세계대회를 가졌다.
그런데 요즈음 재미있는 현상은 세계대회에 아프리카 사람들이 모여야 권위가 붙고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모여도 미국·유럽·아시아 사람들만 모여서는 세계대회로 보려하지 않는 것이 마치 아시아회의를 할 때 중공대표가 빠지면 아시아를 잘 대표하는데 미홉하다고 보는 견해와 비슷하다.
아뭏튼 이 회의에 도착하자 마자 먼저 도착한 유럽사람들은 소비자문제 보다도 우리나라 대통령선거에 대해 요모조모로 묻고 두김씨에 대한 그들의 견해를 말하곤 했다.
이 회의에서는 항생제 남용, 피임주사약의 남용,신경안정제의 과도사용,다이피론의 위험성등 세계각국의 약품문제가 광범위하게 거론되었고 각국의 활동 보고가 있었다.
한국의 참석자인 나는『시민의 모임의 요청에 의해 스프롤이 생산 중단되고 최근에는 정부가 환자의 요청이 있으면 진료기록카드를 송부할 수있도록 의료법이 개정됐다』고 발표했다.
발표가 끝나자 유럽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봤다.『당신이 한 발표가 정말 입니까?』라고 하면서『아무래도 믿어지지 않는다.한국 정부도 민간단체의 건의를 받아서 개선까지 한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정부가 민간단체를 탄압하고 올림픽을 열기 위해서 무자비하게 빈민가를 헐어버리는 장면을 바로 지난주 텔리비전에서 보았다.
그런데 당신이 소속한 단체의 말을 정부가 듣는다니 혹시 막강한 정치권력이 당신의 단체를 보호하는것이 아니냐』고 다그쳐 물었다.
그래서『시민의 모임의 막강한 힘이란 과학적인 증거와 소비자권익을 찾으려는 열망』이라고 했더니 이상하다는 몸짓을 보였다.그날은 쉬는 시간에도 잠시도 입을 다물지 않고 우리들의 성과를 설명했다.
이것은 그동안 유럽의 매스미디어를 통한 한국의 이미지다.그들이 알고 있기로는 국민의 말을 듣지 않고 국민을 탄압하는 정부인데 민간단체의 건의를 받아들여 소비자에게 유리한 조치를 취했다니 의구심을 가질만도 하다.
테러정부를 반대하는 두김씨는 이기심이 가득차 있다는게 한국을 대표한 이미지로 세계각국 특히 유럽사람들에게 비쳐지고 있다.한국은 정부의 것도 아니고 두김씨의 것도 아닌 선량한 국민의 것이다.
그런데 이들에 의해서 한국의 이미지가 이처럼 구겨지고 있는 것은 누가 책임을 져야할까?
정치가들은 한국 망신을 이젠 그만 시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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