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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아침 서울 체감온도 영하 17.6도…철원보다 낮아

중앙일보

입력

12일 아침 9시 서울의 체감온도는 영하 17.6도까지 떨어졌다. 기온이 낮은 데다 바람까지 분 탓이다. 사진은 지난 11일 오전 두꺼운 옷차림의 시민들이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고 있는 모습이다.[연합뉴스]

12일 아침 9시 서울의 체감온도는 영하 17.6도까지 떨어졌다. 기온이 낮은 데다 바람까지 분 탓이다. 사진은 지난 11일 오전 두꺼운 옷차림의 시민들이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고 있는 모습이다.[연합뉴스]

영하 17.6도.
12일 아침 9시 시민들이 한창 출근하던 시각의 서울 지역에서 측정된 체감온도다.
기온은 영하 11.8도로 최저기온이었던 1시간 전의 영하 12.3도보다 상승했지만, 바람이 강해진 탓에 체감온도는 더 떨어졌다.
오전 8시 서울에는 바람이 초속 1.3m였고, 체감 온도는 영하 12.3도였다.
반면 오전 9시에는 바람이 초속 2.9m로 강해진 탓에 체감온도는 영하 17.6도로 더 떨어졌다.
오전 9시 서울의 체감온도는 북쪽 강원도 철원보다 낮았다.
철원 지역의 기온은 영하 15.2도로 서울보다 낮았지만, 바람이 초속 0.5m로 잔잔한 편이었고, 체감온도 역시 기온과 같은 영하 15.2도였다.
남쪽의 경북 안동은 기온이 영하 9.1도로 철원보다 5도 정도 높았지만, 체감온도는 영하 15.3도로 철원보다 낮았다.
역시 바람이 초속 3.8m로 불었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강원도 대관령에서는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졌고, 초속 8.4m의 바람까지 분 탓에 체감온도는 영하 28.7도를 기록했다.
오전 8시에는 대관령의 기온은 영하 18.3도, 체감온도는 영하 29.5도였다.


바람 강하면 체감온도는 더 낮아져

체감온도는 사람의 피부가 차가운 공기와 바람에 노출됐을 때 열을 얼마나 빼앗기는가를 나타낸 온도다.
같은 기온이라도 바람이 강하게 불 때 더 춥고, 햇살이 비치는 양지쪽에서는 추위를 덜 느끼게 된다.
바람을 맞으면 피부에서 증발이 일어나면서 체온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초속 2.9m의 바람 불면서 체감온도 '뚝' #대관령 오전 8시 체감온도 영하 29.5도 #영양, 심리상태에 따라 체감온도 달라져 #도심에선 '빌딩풍' 탓에 더 춥게 느껴져

영하 12도에서 초속 3m의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가 영하 18도이지만, 초속 6m의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영하 26도까지 떨어진다.
체감온도가 영하 25도 아래이면 10~15분 이내에 동상에 걸리고, 체감온도가 영하 45도보다 낮으면 노출된 피부가 몇 분 내에 얼어붙는다.
여자는 피하지방이 두꺼워 남자보다 추위에 강하다. 피하지방이 체내의 열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체감온도는 몸의 영양 상태나 심리상태·옷차림·주거상태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외풍이 심한 낡은 집에서 외롭게 겨울을 나는 이들이 훨씬 더 추위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추운 겨울 도심에서는 빌딩 사이에서 강하게 부는 빌딩풍 탓에 더 춥게 느껴진다.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을 서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추운 겨울 도심에서는 빌딩 사이에서 강하게 부는 빌딩풍 탓에 더 춥게 느껴진다.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을 서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도심에선 빌딩풍으로 인해 더 추워

도심 빌딩 사이 그늘진 곳에서는 바람이 더 강하고 더 춥게 느껴진다.
국립기상연구소 관계자는 “도심 빌딩으로 인해 공기(바람)의 흐름이 뒤바뀌면서 나타나는 이른바 빌딩풍(風), 혹은 도시 협곡풍 때문이다. 넓은 공간을 천천히 지나던 바람이 빌딩 사이 좁은 공간에 집중되면서 속도가 빨라진다”고 말했다.

도시에서 줄지어 길게 늘어서 있는 빌딩들이 마치 거대한 협곡의 절벽처럼 작용하고, 그 빌딩 숲 사이를 지날 때 바람도 더욱 강해지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를 도시 협곡풍이라고 부른다.
유체가 흐를 때 단면적이 큰 곳에서는 흐름이 느리고 압력이 높지만, 단면적이 작은 곳에서는 흐름이 빠르고 압력이 낮아진다는 베르누이의 원리가 작용한 탓이다.

도시 협곡풍은 빌딩이 높고 골목이 좁을수록 더 거세진다. 높은 빌딩이 햇볕까지 차단하면 더 춥다.
더욱이 바람이 빌딩에 부딪히면 공기 흐름이 여러 갈래로 나뉘고 빌딩 뒷면에서는 소용돌이 현상도 나타난다.

◆베르누이의 원리(Bernoulli’s Principle)=유체역학의 기본 법칙 중 하나로 18세기 스위스 과학자인 다니엘 베르누이가 밝혀냈다. 점성이 없는 기체·액체가 좁은 곳을 통과할 때에는 속력이 빨라지기 때문에 압력이 감소하고, 넓은 곳을 통과할 때에는 속력이 느려지기 때문에 압력이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따라 유체의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합이 일정하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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