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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사드로 중국 안보 침해 안된다, 미국 다짐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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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3일부터 3박4일 동안 중국을 국빈 방문,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오른쪽부터 문 대통령, 주영훈 경호처장, 하승창 사회혁신·조현옥 인사·김수현 사회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3일부터 3박4일 동안 중국을 국빈 방문,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오른쪽부터 문 대통령, 주영훈 경호처장, 하승창 사회혁신·조현옥 인사·김수현 사회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문제에 관해 한국과 중국은 각각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상대방의 입장을 역지사지(易地思之)하며 단숨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시간을 두면서 해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방송된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한·중 양국은 10월 31일 발표문에서 ‘사드 문제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깊이 이해했다’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2차 정상회담 때 양 정상은 10월 31일 협의를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양국 간에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13일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 CC-TV와 인터뷰 #“시진핑과 이미 10·31협의 재확인 #양국 새 시대 열어나가기로 합의” #정상회담 공동성명·기자회견 없어 #청와대 “사드 넣건 안 넣건 문제”

문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주장하는 이른바 ‘3 노(No)’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3노’는 사드 추가 배치, 미국 MD(미사일방어) 체계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을 부정하는 원칙이다.

그는 “그것은 결코 새로운 입장이 아니라 과거부터 한국이 지켜왔던 입장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그런 입장에 대해서 서로 깊은 이해를 이룬 것이 10월 31일자 양국 간 협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드가 중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중국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북한의 미사일, 특히 고고도미사일에 대해 자체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해 불가피하게 사드 도입을 결정했다”며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염려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도 또 역지사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드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방어 목적을 넘어서서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한국은 각별히 유의할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미국으로부터도 여러 번 다짐을 받은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나오게끔 하기 위해서 가장 긴요한 것은 한국과 중국 양국 간의 긴밀한 협력”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과 같은 작은 나라가, 경제적으로도 뒤처진 그런 나라가 오로지 핵 하나만 가지고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망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14일 정상회담에선 공동선언문 채택은 물론 공동 기자회견도 하지 않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양국이 현안에 대해 결합된 입장을 내놓을 상황이 아니어서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12월 11일자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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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이후 한국 대통령의 첫 중국 방문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않은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방문한 1994년 이후 23년 만이다. 청와대가 밝힌 ‘현안’은 사드 체계 배치에 대한 이견을 말한다. 이 관계자는 “‘10·31 사드 합의’ 이후 우리가 중국에 어떤 요청을 하는 구조가 아니라 중국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의사표시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측이 우리와 다른 입장을 표시하는 상황에서 공동성명을 내면(10·31 협의와) 다른 부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만약 공동성명을 낸다면 중국 입장에선 사드 관련 언급이 안 들어가도 문제고, 들어가더라도 ‘10·31 발표를 확인한다’는 정도를 양 정상이 발표하는 것은 격에도 맞지 않는다”며 “그렇다고 (사드에 대한) 다른 내용을 넣는 것은 (한국이) 합의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담 내용은) 양국이 사전에 조율해 각자 언론에 발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상회담을 앞둔 청와대에서도 사드 이견으로 인해 북핵 문제와 경제 보복에 대한 ‘극적인 진전’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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