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우수방화|구정 극장가 "손님 모으기" 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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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구정(18일)대목을 맞는 극장가는 오랜만에 많은 한국영화들을 한꺼번에 개봉, 치열한 관객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구정을 전후해 선보일 한국영화는 『연산일기』『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그 마지막 겨울』『가루지기』『회장님 우리회장님』등 5편으로 내용이 사극·현대물·코미디·토속에로물 등 다양하다.
작품수준도 지난해 대종상에서 작품·감독상을 받은 『연산일기』, 남녀 주연상을 받은 『우리는 지금…』등 우수한 작품들이 많다.
따라서 이 영화들의 흥행여부는 미국영화사들이 직접 진출하는 이때 앞으로의 한국영화방향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감자』『아다다』『접시꽃당신』등 화제의 한국영화들이 곧 개봉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올봄 극장가는 한국영화들이 활개를 칠 것 같다. 『연산일기』(임권택 감독)는 폭군 연산의 에디푸스 콤플렉스에 촛점을 맞춘 사극.
연산역의 유인촌의 연기가 뛰어나며 철저한 고증을 거친 의상·세트 등 보기드문 수작이다.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송영수 감독)는 사회에서 버림받은 두 남녀의 만남을 통해 인간회복을 강조한 현대멜로물.
월남전의 후유증에 시달리며 방황하는 회사원이 창녀출신의 밑바닥 여성과 우연히 기차 안에서 만나 여행하면서 일어나는 갈등과 사랑을 로드무비형식에 담았다. 이영하·강수연 주연.
『그 마지막 겨울』(정소영 감독)은 가난한 처녀와 아내를 사별한 30대의 엘리트 회사간부, 반항적인 청년사이의 3각 애정과 갈등을 아름다운 분위기로 그린 정통 멜로영화. 『가루지기』는 만화가 고우영이 자신의 연재만화를 연출한 데뷔작.
판소리 『변강쇠타령』에 나오는 변강쇠와 옹녀의 에로틱한 얘기를 코믹터치로 그렸다. 이대근·원미경이 콤비를 이룬다.
『회장님 우리 회장님』(엄종선 감독)은 잘 알려진 TV코미디를 연극에 이어 영화로 만든 것.
TV와는 달리 원미경을 회장의 처제이자 홍일점 이사로 내세워 분위기를 바꿨다.<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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