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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꽃의 일산 … 이제는 마라톤의 고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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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새봄이 움트는 삼월 첫날, 눈 녹은 대지를 밟으며 호수공원 주변을 즐겁게 달렸다." 국내 정상의 마라톤 대회를 개최해 온 중앙일보가 아름다운 호수와 꽃의 도시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서 1일 '제1회 중앙일보 고양일산 마라톤'을 일간스포츠와 공동 개최했다.

대회는 하프 마라톤(21.0975㎞)과 건강달리기(5㎞) 등 두 개 코스로 나뉘어 4500여 명의 아마추어들이 참가한 가운데 축제 분위기 속에 열렸다. 특히 1000여 명에 이르는 건강달리기 참가자들은 3.1절을 기념해 태극기와 한반도기를 손에 들고 흔들며 뛰는 장관을 연출했다.

중앙일보와 일간스포츠가 공동으로 주최한 '2006 중앙일보 고양일산마라톤'이 1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5㎞ 부문 여성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골인점을 통과하고 있다(사진위). 2인조 남성 그룹 노라조, 탤런트 박시연,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 일간스포츠 권태정 부사장, 4인조 여성 그룹 LPG(왼쪽부터)가 5㎞ 출발신호를 기다리고 있다(아래). JES=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참가자들은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 강현석 고양시장, 박종수 일산경찰서장, 김수길 중앙일보 편집인, 권태정 일간스포츠 부사장 등이 함께 울린 힘찬 출발 포성에 맞춰 레이스를 펼쳤다.

대회는 '펀(Fun) 마라톤'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기록에 대한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해 즐겁게 뛰며 친목을 다지는 장이 됐다. 이번 대회는 '주 5일 근무 시대'를 맞아 마라톤 붐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레저 스포츠 문화 활성화를 위해 중앙일보가 지역 주민과 손잡고 마라톤을 겸한 지역축제 형태로 마련했다.

결승점을 통과하는 하프코스 부문 우승자 박종욱씨.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는 거의 찾아 보기 어려운 페이스메이커들이 이번 대회에 대거 참가해 대회 안전과 봉사활동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마라톤 박사 도우미'로 불리는 이들은 마라톤 풀코스를 일곱 차례 이상 완주한 아마추어 마라톤 동호인으로 2002년 8월 클럽 결성 후 그동안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 마라톤 대회에 20차례나 참가한 베테랑이다.'페이스메이커 마라톤클럽' 회원 23명은 달리는 시간 내내 아마추어 건각들의 페이스를 조절해 주는 길잡이 역할을 했다. 목표시간(1시간30분~2시간30분)을 네 단계로 나눠 몸에 목표시간을 적은 풍선을 매달고 달리다 참가자들이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달릴 경우 속도를 조절해 줬다. 이들 덕분에 마라톤은 단 한 건의 불상사 없이 치러졌다. 이들은 또 '1m 1원 모금, 불우 어린이 환자 돕기 자선마라톤' 행사도 함께 벌여 100만원을 모금했으며 이를 가정 형편이 어려운 심장병.백혈병 환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인기 탤런트 박시연과 수퍼모델 출신 4인조 여성 그룹 LPG, 2인조 남성 그룹 노라조 등 인기 연예인들은 참가자들과 어울려 5㎞ 건강달리기를 마친 뒤 쉴 틈도 없이 성황리에 팬 사인회를 가졌다. 지난달 종영된 SBS-TV 드라마 '마이걸'에서 테니스 선수로 출연해 건강미를 뽐냈던 박시연은 "많은 시민과 함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달리는 기분이 최고였다"고 말했다. LPG는 "평소 바쁜 스케줄 때문에 운동할 시간이 부족해 건강 걱정이 많았는데 오랜만에 멤버 전체가 팬들과 함께 뛰며 건강을 다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날 찍어'라는 노래로 활동 중인 노라조는 건강하고 젊은 팀의 이미지답게 평소 틈틈이 다진 체력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에 비해 월등한 체력을 과시하며 앞장서 달렸다. 대회 사회를 맡은 개그맨 김종석씨는 국내 최고의 마라톤 대회 사회자답게 참가자와 가족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며 활기차고 재미있는 진행으로 분위기를 북돋웠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영업 부문 직원 96명은 단체로 마라톤에 참가했다. 하프 마라톤(21.0975㎞) 12명과 건강달리기 코스(5㎞)에 나선 84명 모두가 완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프 마라톤 참가자들은 3년 전부터 일산 호수공원 주변을 뛰는 '아시아나 일산 레이커스' 동호회원들로 대부분 마라톤 풀코스 완주 경력을 가지고 있다. 김영준 화물서비스 팀장은 "최근 바뀐 회사의 CI를 새긴 단체 조끼를 입고 참가해 대외적으로 이를 알리는 계기가 된 뜻 깊은 행사였다"고 흐뭇해했다.

고양=전익진.정영진.이수기 기자<ijjeon@joongang.co.kr>

83세 최고령 최근우씨 "10여 년 앓아온 위장병 사라져"

"아직도 더 달릴 수 있는데."

최고령 참가자인 최근우(83.서울 석관동.사진) 할아버지는 5㎞를 달리는 건강마라톤 부문에 참가해 완주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기록도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는 35분. 30여 년 전 건강관리를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는 그는 "마라톤을 할수록 몸이 가벼워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달리다 보니 10여년간 앓아 온 위장병도 씻은 듯 나았다"고 말했다.

최 할아버지는 마라톤 동호인 사이에서는 제법 알려진 '스타급 마라토너'다. 14차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고 환갑을 넘긴 61세 때인 1984년에는 2시간57분대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운 철인 노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매년 10여 차례 정도 각종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다. 이러다 보니 개인사정 등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면 '그 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하고 주위에서 걱정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고령에도 하루 3시간씩 꾸준히 달린다는 최 할아버지는"달리기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만병통치약"이라며 "꾸준히 몸을 관리해 오래도록 마라톤을 계속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하프코스 우승 박종욱씨 "살도 빼고 자신감 … 뛸수록 매력"

하프코스 부문 우승자 박종욱(34.충남 서산)씨는 "마라톤을 시작한 뒤 첫 우승"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대회 출전을 위해 충남 서산에서 직장(현대오일뱅크) 동료들과 함께 이날 아침 올라온 그의 기록은 1시간15분45초. 마라톤 선수 못지않은 성적이다. 박씨는 2004년 초 85kg에 달하는 체중 관리를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뛰면 뛸수록 마라톤의 매력에 빠져들더라고요. 건강 유지에 마라톤 이상 가는 운동은 없답니다. "

운동 시작 2년 만에 풀코스를 다섯 차례나 완주했다. 하프코스 완주는 열 차례가 넘는다. 덕분에 지금은 키 178cm에 몸무게 67kg의 '몸짱'이 됐다.

박씨는 마라톤 기록단축의 비결로 중단하지 않는 꾸준함을 들었다. 그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전 4시부터 3시간씩 운동한다"며 "일주일에 120km 정도 달린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현재 2시간41분대인 자신의 풀코스 기록을 2시간20분대로 단축하는 것.

박씨는 "마라톤을 통해 살도 빼고 직장생활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달릴 때마다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이겨냄으로써 정신수양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마라톤 예찬론을 폈다.

교통통제·대회운영에 협조해주신 고양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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