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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영의 글로벌J카페] 여성을 노렸다 … 슈퍼카 람보르기니의 첫 SUV '우르스' 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럭셔리 자동차업체들이 주력하는 분야는 아니었다. 슈퍼카 브랜드라면 더욱 그랬다. SUV는 패밀리카, 영업용 이미지가 강한데다 균형 잡힌 디자인을 잘 뽑아내기 어렵다는 점도 한몫했다.

람보르기니, 4일 이탈리아에서 '우르스' 공개 #레이싱카 이미지 버리고 가족, 여성, 젊은층 공략

람보르기니 우르스

람보르기니 우르스

하지만 이들도 SUV 열풍이라는 대세를 져버릴 수는 없었다. 슈퍼카 브랜드들이 ‘슈퍼 럭셔리’ SUV 시대를 열고 있다. 이탈리아 슈퍼카 람보르기니가 가장 최근 이 행렬에 동참했다. 람보르기니는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산타가타 볼레네제에서 SUV 신차 우르스(Urus)를 처음 공개했다.

람보르기니 우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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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스는 람보르기니가 선보이는 첫 SUV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 “오랫동안 기다려온 우르스가 람보르기니 차량 라인업에서 비어있던 SUV 자리를 채웠다”며 “SUV 또는 크로스오버차량을 출시하는 세계적 트렌드에 거의 마지막으로 동참했다”고 전했다.

람보르기니 우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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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는 5년 전 소개한 SUV 컨셉트카의 실물을 이날 처음으로 공개했다. 과거 람보르기니 라인업에서 SUV에 가장 근접한 모델은 군용 트럭 스타일의 지프 차량 LM002였다. 이 모델은 1993년 생산이 중단됐다.

람보르기니 우르스

람보르기니 우르스

우르스는 650마력의 4.0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을 적용했다. 8단계의 오토매틱 트랜스미션을 장착했다.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3.6초 걸린다. 최고 속도는 시속 305㎞이다.

람보르기니 우르스

람보르기니 우르스

차 안 대시보드는 날렵한 모양새다. LM002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다. 람보르기니의 상징과도 같은 6각 모티브가 문손잡이와 컵홀더 등에 적용됐다. 고급 가죽과 광택을 낸 우드로 실내를 고급스럽게 꾸몄다.

람보르기니 우르스

람보르기니 우르스

4인승 또는 5인승으로 주문할 수 있다. 5인승은 일반 승용차에서 볼 수 있는 벤치 스타일 뒷좌석을 적용한다. 4인승을 선택하면 뒷좌석도 1인용 두 자리로 분리된다.

차량 뒤쪽으로 갈수록 유선형의 날렵한 디자인을 적용하다 보니 뒷좌석 공간이 조금 좁게 느껴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1개의 스피커를 장착한 뱅앤울룹슨 3D 사운드 시스템, 하부 보호장치를 강화한 오프로드 패키지 등 사양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가격은 미국 판매가가 약 20만 달러(약 2억 1700만원)이다. 차량명 우르스는 람보르기니의 전통에 따라 황소류에서 이름을 따왔다. 우르스는 오라크(aurochs)로도 불리는, 옛날 몸집이 매우 큰 야생 소를 뜻한다.

마이클 딘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람보르기니는 숨겨진 보석이다. 우르스 SUV 출시로 전체 차량 판매 대수가 이탈리아 경쟁업체인 페라리에 근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람보르기니 연간 생산량은 3500대에 못 미친다. 우르스 출시로 2019년 람보르기니의 수익은 전년보다 50% 증가하고, 생산량은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람보르기니 우르스

람보르기니 우르스

람보르기니는 우르스를 통해 슈퍼카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다. 지금까지 속도를 즐기는 남성이 주 고객층이었다면 우르스를 통해 가족 및 여성으로 고객층을 넓히려는 의도가 담겼다. 또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려는 전략도 있다. 블룸버그는 “SUV치고는 사이즈가 작은 편이고, 엔터테인먼트와 개인 맞춤형 사양이 잘 돼 있어 젊고, 글로벌한 고객층에 어필할 수 있다”고 전했다.

람보르기니는 레이싱카 이미지에서 벗어나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르스가 '경주용 트랙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도 편안하게 몰 수 있는 람보르기니'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고 있다. 스테파노 도메니칼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이렇게 말했다. “황소는 공격적(aggressive)이다. 하지만 나는 미래를 위해 새로운 철학을 제시하고자 한다. 황소도 온순할(gentle) 수 있다는 것 말이다.”

람보르기니 우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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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람보르기니 전 세계 고객의 약 5%가 여성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에 거주한다. JD파워에 따르면 미국에서 프리미엄 소형 프리미엄 SUV를 사는 고객의 48%가 여성이다. 람보르기니는 바로 이 수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프리미엄 SUV는 벤틀리의 첫 SUV ‘벤테이가(Bentayga)’, 마세라티 SUV 신차 ‘르반떼’, 포르셰의 '카이엔' 등이다. 롤스로이스와 애스턴 마틴도 SUV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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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스는 중국에서도 람보르기니 브랜드를 더 널리 확산시킬 수 있는 전략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최근 대형 세단과 SUV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람보르기니는 중국에서 188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람보르기니는 우르스를 고소득자를 위한 패밀리카로 어필해 브랜드 점유율을 늘려갈 계획이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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