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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스타일스 "성장기에 들은 부모 음악 취향이 큰 영향 미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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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월드투어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는 해리 스타일스. [사진 Helene Pambrun]

지난달 2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월드투어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는 해리 스타일스. [사진 Helene Pambrun]

해외에서 방탄소년단의 활약에 주목할 때마다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원디렉션의 빈자리를 메울 보이그룹”(롤링스톤)이라거나 “한국의 원디렉션”(피플) 등 영국 보이밴드 원 디렉션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0년 오디션 프로그램 ‘더 엑스 펙터’를 통해 데뷔한 이들은 2011년 발표한 1집부터 4집까지 모두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영국 그룹으로는 최초로 ‘빌보드 200’ 정상을 차지했으니 여러모로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막내 해리 스타일스(23)와 방탄소년단은 지난 9월 발표된 ‘기네스 세계기록 2018’에서 나란히 ‘트위터 최다 활동’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원디렉션 막내에서 솔로, 배우로 변신 #9월 시작한 첫 월드투어 성공리에 마쳐 #양쪽 취향 결합한 앨범으로 빌보드 1위 #"홀로서기 많이 배워 빨리 한국 찾고파"

해리 스타일스는 원디렉션 중에서도 홀로서기에 가장 성공한 멤버다. 지난 5월 발매한 첫 솔로 앨범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로 ‘빌보드 200’ 1위를 장식하는 등 그룹 시절 인기를 그대로 흡수해 성장의 모멘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타이틀곡 ‘사인 오브 더 타임스(Sign of the Times)’는 데이비드 보위를 연상시키는 록 발라드로 국내에서는 최근 LG에서 출시한 V30 광고에 삽입되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덩케르크’에서도 주인공 알렉스 역을 맡아 열연하는 등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했다.

지난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월드투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해리 스타일스는 한국팬들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자 음반사 소니뮤직을 통해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번 투어 중 아시아는 지난달 23일 싱가포르와 오는 7~8일 일본 도쿄 등 2곳만 포함됐다. 원디렉션은 공식 해체를 발표하진 않았으나 더 나은 활동을 위해 잠정적 중단을 선언하고 각자 솔로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해리 스타일스는 지난 5월 발매된 첫 솔로 앨범으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사진 소니뮤직]

해리 스타일스는 지난 5월 발매된 첫 솔로 앨범으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사진 소니뮤직]

- 멤버들 없이 혼자 하는 첫 투어다.
“공연은 다양한 음악 활동 중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4집 앨범 이후 오랫동안 투어를 하지 않았는데 다시 시작하게 돼서 기쁘다. 모든 걸 혼자 해야 했기 때문에 홀로서기에 대해 배운 게 많은 공연이었다. 그래도 항상 새롭고 색다른 일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라 여전히 재밌고 흥분된다.”

- 공연할 때 특히 선호하는 곡이 있다면.
“한 곡을 꼽자면 ‘키위’다. 앨범으로 듣는 것과 무대에서 공연할 때 느낌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이 곡을 할 때마다 관객들에게 나오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투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 역시 ‘키위’를 부를 때가 많은 것 같다.”

- 수록곡 10곡을 전부 작사ㆍ작곡했다. 어디서 주로 영감을 얻나.
“곡을 쓸 때마다 느끼는 건데 작곡을 한다는 것은 어릴 적부터 들었던 곡과 살면서 들어본 모든 것들의 조합인 것 같다. 특히 성장기에 들은 음악은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모님의 음악적 취향이나 자라온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날마다 새로운 음악을 접하다 보면 어떤 노래를 좋아하고, 어떤 노래를 싫어하는지 자신의 취향을 알게 되고, 그것이 쌓여 어떤 곡을 만들고 싶은지 나름의 음악관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감을 주는 대상은 그때그때 달라지더라도 그 근본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만큼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

그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이번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이 최고의 순간이라고 밝혀 왔다. 1970년대 미국 싱어송라이터인 해리 닐슨이나 플리트우드 맥, 비틀스와 롤링 스톤스 등 아버지가 즐겨들었던 음악과 노라 존스나 샤니아 트웨인 등 어머니가 좋아했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들이기 때문이다. 부모는 7살 때 이혼했지만 그들의 음악적 취향이 남아 만든 산물이기도 했다. 덕분에 원디렉션은 물론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과도 거리가 있지만 그래서 되려 차별화된 음악을 선보이는 데 성공한 셈이다.

보이밴드 원디렉션으로 활동한 그는 소녀팬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사진 Helene Pambrun]

보이밴드 원디렉션으로 활동한 그는 소녀팬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사진 Helene Pambrun]

- 이번 앨범이 진짜 해리의 스타일인 건가.
“앨범은 그 시점에서 찍힌 스냅숏과 같다. 항상 이야기하고 싶었던 경험담이 바깥으로 드러나는 매개체라고나 할까. 그동안엔 내 이야기를 노래하고 싶었지만 그것이 어떻게 들릴지 잘 몰랐던 것 같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인식하는 것만큼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번 앨범과 투어 과정을 통해 배운 것들이 다음 앨범을 만드는 데 바탕이 되지 않을까 싶다.”

- 팬들 중 대부분이 10대 소녀들이다. 이에 대한 비판도 있는데.
“음악은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자꾸 그 대상에서 ‘여성’을 배제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들의 취향을 평가절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들은 우리의 미래가 아닌가. 성별에 불문하고 그들을 위해 공연할 수 있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영화 '덩케르크'를 통해 연기 변신에도 성공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영화감독은 사람에게 내재된 뭔가를 알아보는 직업"이라며 "그를 선택한 것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덩케르크'를 통해 연기 변신에도 성공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영화감독은 사람에게 내재된 뭔가를 알아보는 직업"이라며 "그를 선택한 것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영화 촬영은 어떤 경험이었나.
“사실 음악을 만들다 보면 수없이 많은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영화 촬영을 하는 5~6개월 동안 그 생각들에서 벗어나 음악적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막상 영화 촬영이 끝날 땐 더이상 차가운 물 속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구나, 이제 음악만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감사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리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기분이었다.”

그는 “아직 제 이름으로 된 노래는 10곡밖에 없는데도 큰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빠른 시간 내에 한국을 찾아 직접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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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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