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총장 방문 거절한 북한…유엔 사무차장 방북 허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프리 펠트먼(58)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이 5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북한을 방문한다. 유엔의 사무차장급 고위 인사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추진했다가 무산됐던 유엔 차원의 방북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의사를 보여왔던 만큼 상황에 따라 현직 유엔 수장의 북한 방문도 추진될 전망이다.

5일부터 펠트먼 사무차장 나흘간 방북 #구테흐스의 유엔 '북핵 해결사'로 나서나 #유엔 사무차장급 방북은 7년만에 성사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4일 “펠트먼 사무차장이 북한을 방문해 상호 이해와 관심사를 논의할 것”이라며 “이용호 외무상과 박명국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펠트먼 사무차장이 이번 방북기간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날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지난 4월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제프리 펠트먼(오른쪽) 사무차장이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4월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제프리 펠트먼(오른쪽) 사무차장이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두자릭 대변인은 북측이 지난 9월 유엔총회 기간에 펠트먼 사무차장을 초청했고, 지난달 30일 방북이 최종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유엔의 고위급 방북은 지난 2010년 2월 당시 린 파스코 유엔 사무국 정무담당 사무차장과 2011년 10월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HCA) 발레리 아모스 국장의 방북 이후 6년만이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미국 외교관 출신으로, 2012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명을 받았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방북에 앞서 현재 중국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에서는 리바우둥 외교부 부부장 등 고위 인사들과 회동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여서 펠트먼 사무차장이 북핵위기 돌파를 위해 북미간 중재역할을 해낼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평소 북한의 핵ㆍ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유엔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해온 만큼 펠트먼 사무차장이 이번 방북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자릭 대변인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필요하면 언제든 중재역할을 맡을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반기문 전 총장도 재임 시절인 2015년 5월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돌연 방문 허가를 철회해 무산된 바 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