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지적소유권협상 결론 못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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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워싱턴=한남규 특파원】이틀간의 한미협상이 아무 결말 없이 끝남으로써 지적소유권보호문제가 쇠고기·담배·보험에 이은 또 하나의 통상마찰로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4일과 5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지적소유권 협상은 대학교과서 무단복제단속 등 저작권보호문제를 비롯하여 농·의약품 제조용 미 시판특허물질의 보호문제 및 컴퓨터 프로그램 등 기타 지적소유권 보호문제를 논의했으나 종전의 양측 주장만 되풀이된 채 끝났다.
특허물질 보호와 관련해 미 정부는 품목 수에 구애 없이 86년 양측 합의대로 81년 이후 미 특허를 취득한 모든 미 시판물질은 전부 보호해줄 것을 요구, 그 대상 품으로 총9백14개 품목을 제시한 반면 한국 측은 이미 기성제품에 들어간 조성물 2백50여 개를 제외하겠다고 맞서 또다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물질특허보호문제만은 양측이 오는 3월 서울에서 다시 협의키로 합의, 일단 돌파구를 마련해놓았다.
미 측은 또 82년 1월 이후 제작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소급해서 보호한다는 86년 301조 합의에도 불구, 한국에서의 무단 복제사례가 미 업계에 의해 많이 지적되고있다고 항의하고 홍콩 등 제3국에서 수입되는 비디오 테이프도 한국 내 수입·판매허가 때 미 제작여부를 확인할 것까지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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