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SNS 가장해 재판의 독립 흔드는 시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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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명수

김명수

김명수(58·사진) 대법원장이 최근 법원 결정에 대한 정치권 등의 비난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1일 대법원에서 열린 효암(曉庵) 이일규 전 대법원장 10주기 추념식에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 결과를 과도하게 비난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법치주의의 이념에 어긋나는 매우 걱정되는 행태다”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우려 표명

김 대법원장은 이어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들이 존재한다. 이는 여론이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가장해 재판의 독립을 흔들려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어지러운 상황에서 재판의 독립을 지켜내는 것이 대법원장의 첫째가는 임무임을 새삼 깨닫는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법은 김관진(68)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빈(64) 전 국방부 정책실장을 구속적부심을 통해 석방했다. 그러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리가 아니라 정치적 공세”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의 송영길·안민석 의원도 “적폐판사” 등의 표현으로 구속적부심을 맡았던 신광렬(52)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을 공격했다. 김 대법원장은 “법관의 독립이 논의되는 지금 제도적 방안도 필요하나 근본적으로는 동료 법관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법원 관계자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제로 내부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전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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