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슛 폭발한 '슈터' 전준범...뉴질랜드 적지에서 투혼 불사른 한국 농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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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열린 뉴질랜드와 농구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1차 예선 1차전에서 슛을 시도하는 전준범.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23일 열린 뉴질랜드와 농구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1차 예선 1차전에서 슛을 시도하는 전준범.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한국 농구대표팀에 새로운 '간판 슈터'가 떴다. 전준범(26·현대모비스·1m94cm)이 고비 때마다 터뜨린 외곽슛으로 한국 농구의 농구월드컵 예선 첫 경기 승리를 이끌었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34위 한국은 23일 뉴질랜드 웰링턴의 TSB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1차 예선 1차전에서 뉴질랜드(27위)를 86-80으로 물리쳤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처음 열린 농구월드컵 예선 첫 경기를 원정에서 치른 한국으로선 귀중한 승리였다.

한국은 지난 8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아시아컵에서 뉴질랜드를 예선과 3-4위전에서 모두 눌렀다. 그러나 시즌 도중 대표팀이 소집돼 약 9600㎞ 떨어진 뉴질랜드를 오가는 건 선수들에겐 큰 부담이었다. 허재(50) 농구대표팀 감독은 "소집 전날까지 시합을 뛴 선수들도 있다. 비행기를 타고 오래 이동하는 부분도 있어서 체력적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나 농구대표팀 선수들은 한발씩 더 뛰는 농구로 뉴질랜드를 맞섰다. 시즌 도중 코뼈가 부러졌던 대표팀 주장 양희종(33)은 "핑계 대지 않겠다"면서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치르는 투혼을 불살랐다. 뉴질랜드의 일방적인 응원과도 싸워야 했던 한국은 1쿼터 초반부터 뉴질랜드 선수들과 강하게 맞부딪혔다.

그리고 고비 때마다 슈터 역할을 톡톡히 한 선수가 전준범이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한국 농구는 확실한 슈터가 필요하단 말이 많았다. 아시아컵을 통해 처음 대표팀에 뽑힌 전준범은 식스맨 슈터 역할을 하면서 이란과 4강전에서 20점을 넣는 등 가능성있는 모습을 보였다.

뉴질랜드를 상대로 3쿼터까지 3점슛 6개를 던져 4개를 터뜨려 17점을 넣은 전준범은 4쿼터 고비 때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4쿼터 초반 60-62로 역전을 허용한 상황에서 3점슛을 성공시키면서 63-62로 역전을 이끌었다. 이어 77-75, 2점 차로 쫓기던 4쿼터 종료 1분 1초 전, 오른 측면에서 던진 3점슛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이날 전준범은 3점슛 8개를 던져 6개를 꽂아넣는 등 22점으로 공격 리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간판 센터 오세근(30·KGC인삼공사·2m)도 14점 10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23일 열린 뉴질랜드와 농구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1차 예선 1차전에서 슛을 시도하는 전준범.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23일 열린 뉴질랜드와 농구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1차 예선 1차전에서 슛을 시도하는 전준범.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전준범은 올 시즌 현대모비스에서 평균 9.08점, 3.2리바운드 성적을 냈다. 들쭉날쭉한 성적 때문에 이달 초엔 코칭스태프와 2군행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대표팀에선 달라진 자세로 주전급 슈터 활약을 펼쳤다. 뉴질랜드전을 마친 뒤, 곧바로 귀국 비행기에 오른 한국은 24일 귀국해 26일 고양체육관에서 중국(24위)과 2차전을 치른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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