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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퇴사 혹은 비정규직·저임금…‘82년생 김지영들’의 삶

중앙일보

입력

올해 만 35살인 ‘82년생 김지영들’의 삶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혼여성 둘 중 한 명은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취업하더라도 비정규직이나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통계청의 2016년 하반기(10월 기준) ‘지역별 고용조사’ 원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의 ‘82년생 여성의 노동시장 실태분석’ 보고서를 14일 공개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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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기준으로 82년생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9.8%였다. 동갑내기 남성(93.4%)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결혼한 82년생 여성의 참가율은 51%로 미혼(84.8%)이나 이혼·사별한 여성(83.4%)보다 훨씬 낮았다.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응답자의 31.6%가 꼽은 ‘육아’가 단연 1위였다. ‘교육·기술·경험이 부족해서’(20.4%) ‘원하는 임금·근로조건이 맞는 일자리가 없어서’(18.3%)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11.3%) 등의 순이었다.

경제활동에 참여해도 일자리의 질은 좋지 않다. 82년생 여성 노동자 가운데 정규직은 67.4%, 비정규직은 32.6%였다. 반면 같은 나이의 남성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각각 78.9%, 20.2%로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이다.

월평균 임금(근속기간·노동시간 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비교)도 82년생 남성은 286만원인 데 비해 동갑인 여성은 219만원으로 67만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76만6000원을 받는 셈이다.

정경은 연구위원은 “여성도 고학력자가 많은데 앞으로도 여성에게 육아와 가사노동 또는 비정규직 노동을, 남성에게 장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세상을 살아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양성 평등적인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에 태어난 평범한 여성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에 여전한 성차별적 모순을 그린 소설로, 지난해 10월 출간 뒤 지금까지 38만부 넘게 팔렸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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