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오리엔테이션 폐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문교부는 7일 대학 신입생에 대한 이념 오리엔테이션을 올해부터 폐지키로 했다.
문교부는 이와 함께 각 대학이 체계적인 이념 교육 과정을 개발, 입학과 동시에 이데올로기 비판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운동권 학생들에 의한 급진 좌경 이데올로기 오염에서 신입생을 보호토록 했다. 문교부 관계자는 운동권 학생들이 해마다 신입생들의 신체 검사장·등록 창구에서부터 오리엔테이션 기회까지를 활용, 급진 좌경 의식화 교육 교재 등을 배포하고 이들을 운동권으로 끌어들이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입학 후 국민 윤리 교육은 물론 급진 좌경이론 비판특강을 체계적으로 개설하는 등으로 이념교육을 강화키로 했다고 밝혔다.
문교 당국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서울대 신입생 학부모 김모씨(50)는 『형식적이고 단편적인 이념교육이 실효가 적었다는 것은 이해 하지만 지금까지 입시 공부에만 매달러 급진 좌경 이데올로기에 전혀 면역이 없는 신입생을 운동권 학생들에게 방치할 경우 입학 후 학교교육보다는 운동권 교육에 흡수되지 않을까 두렵다』며 『대학 측은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념교육=문교부는 그 동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이념교육을 필수적으로 포함시키도록 했던 방침을 바꿔 올해부터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계획을 세워 실시토록 했다.
이는 신입생에 대한 입학 전 이념 교육이 단편적이고 단시간에 이뤄질 수밖에 없어 실효가 적을 뿐만 아니라 좌경 의식화 오염 예방이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운동권 학생들이 이를 활용해 「지하 교재」를 배포하고 거꾸로 의식화 교육을 시도하는 등의 부작용이 많았고 이 때문에 대학 측의 반발이 컸기 때문이다.
문교부는 또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오리엔테이션 방식을 단과대 또는 학과 단위 방식으로 바꾸고, 신입생들이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하고 교수·선배들과 친밀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데 오리엔테이션의 주안점을 두도록 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오는 2월중에 실시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이념 교육 과정을 제외, 단대 또는 학과별로 학교 안내 및 학사 행정·교수 소개 등 입학 후의 학교생활 위주 오리엔테이션을 하기로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