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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빈역 스타를 낳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연기자가 물고기라면 극중 배역은 물과 같다. 연기자가 자신의 재능을 펼치는데 있어서 어떤 역을 맡느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쉽사리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장미희·한혜숙양등 이른바 정상급 여자탤런트들의 경우『춘향전』과 납량물『구미호』 에서 각각 타이틀 롤을 맡아 성공을 거둔 것이 스타탄생의 지름길로 알려져 있다.
한양은 또『토지』에서 서희역을 맡아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는데 이와 함께 만만치 않게 안방스타를 낳은 배역이 있다면 조선시대의 요화 장희빈역.
이런 점에서 M-TV가 곧 선보일『조선왕조 5백년 인현왕후』편에서 탤런트 전인화양(21)이 장희빈역을 맡아 화제가 되고있다.
장희빈의 본명은 옥정으로 조선조 19대 숙종 시대에 역관의 딸로 태어났다.
그녀는 뛰어난 미모와 간교한 지혜로 소의·희빈을 거쳐 나중에는 왕후 민씨를 밀어내고 정비까지 되지만 갑술옥사로 남인이 세력을 잃자 사약을 받고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이렇듯 곡절 많고 파란만장한 삶을 연기해야 되기 때문에 장희빈역은 섬세하면서 동시에 당찬 분위기와 뛰어난 연기력을 필요로 하지만 어려운 만큼 스타로서의 등용문이기도 한 것.
최근『사랑과 야망』에 출연한 탤런트 윤여정씨가 바로 71년에 일일극『장희빈』의 타이틀 롤을 맡아 당시 시청률1위를 기록하며 일약 톱 탤런트로 뛰어오른 경우. 또 제2의 장희빈으로는 현재 영화배우로 더 활동적인 이미숙양이『여인열전-장희빈』에서 주인공을 맡아 가슴이 섬뜩할 만큼 표독스런 아름다움을 밀도 있게 연기해내 단숨에 스타가 됐다.
따라서 많은 시청자들에게 소문난 연기파들이 쌓아올린 장희빈에 대한 이미지와 신화가 남아있는 만큼 아직 신인인 전인화양이 과연 80년대형 장희빈을 만들어낼지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장희빈」의 과거 인기를 M-TV가 재탕하려한다는 일부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전양의 전격적인 장희빈역은 화제가 될만한 것.
전양은 CF모델을 거쳐 85년 K-TV의 아침프로에 리포터로 TV활동을 시작했으며 그해 가을 드라머『임이여 임일레라』를 비롯한 작품에 출연, 현재는 K-TV의『함 사세요』에 출연중이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3년 생이다.

<박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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