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전 재산인 남편 소유 집 받으려니 자식들 눈치에···"

중앙일보

입력 2017.11.11 04:00

업데이트 2017.11.13 10:58

건강하던 남편이 점차 약해지네요. 몸이 약해지니 마음도 약해지는지 계속 저만 찾습니다. 한창 때 남편은 친구를 좋아했지, 집에 다정다감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자꾸 마음 약해지는 소리만 하고, 제게 지난날 고생시킨 것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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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팔려니 자식들 눈치가 보이네요

남매를 낳고 자식을 더 갖지 않은 것은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은 탓이었지만 저희 부부는 힘닿는 대로 키우고 공부시켰습니다. 큰 아이는 시집을 보냈고, 작은 아이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지만, 직장에 다니고 예쁜 아가씨와 교제 중이니 남편 생전에 결혼했으면 하고 바라고 있어요.

배인구의 이상가족(26)
남편 소유 집 부인 명의로 이전
자녀가 유류분 문제 삼을 수 있어
배우자는 재산 공동형성에 기여한 점 인정
유언대용신탁계약 체결도 방법

남편은 아들 결혼하는데 드는 비용을 충당할 겸 지금 사는 단독주택을 처분하고 작은 아파트로 이사하자고 합니다. 그리고 이사할 아파트는 제 이름으로 하자고 합니다. 그동안 제 이름으로 가져본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요.

그런데 남편 재산은 이 집이 전부입니다. 남편은 그만큼 아이들 키우면서 우리가 희생했으니 아이들에게 재산을 남겨 줄 필요가 없고, 어차피 제가 그 집에서 살다가 죽으면 그때 아이들이 상속받으면 된다고 하는데 저는 그래도 되는지 걱정이 됩니다. 행여나 자식들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도 전에 어머니가 집을 증여 받은 걸 알고 부모에게 섭섭한 감정을 가지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남편과 자식 어느 쪽도 마음 상하지 않게 할 방법이 없을까요.

[제작 조민아]

[제작 조민아]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사례자는 남편의 유일한 재산인 주택을 남편이 사망하기 전에 자신에게 증여한 것을 알고 자녀들이 혹시나 서운해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것 같습니다. 법적으로는 남편이 사망하면 배우자인 사례자와 직계비속인 남매가 공동상속을 하게 됩니다. 자녀들이 어머니가 주택을 증여받는 것에 대해 이의가 없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만약 본인들도 상속을 받을 줄 알고 있었는데 상속받지 못해 상속분을 침해당했다고 생각하면 유류분을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유류분제도란 상속인 또는 근친자에게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해 일정한 형태의 권리를 인정함으로써 피상속인의 재산처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즉 법률상 상속인에게 일정 비율의 상속재산을 보장하려는 것이죠.

주택 증여. [중앙포토]

주택 증여. [중앙포토]

만약 아버지가 생전에 장남에게만 전 재산을 모두 증여하고 사망했다면, 다른 자식들은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배우자의 경우는 조금 다르게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부부의 재산은 부부가 공동으로 이룬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재산의 소유 명의만 갖고 판단하면 명의자가 아닌 사람의 경우 불리할 수 있겠죠.

대법원도 "생전 증여를 받은 상속인이 배우자일 경우 배우자의 기여나 노력에 대한 보상 내지 평가, 실질적 공동재산의 청산, 배우자의 여생에 대한 부양의무의 이행 등의 의미도 함께 담겨 있기 때문에 자녀인 공동상속인들과의 관계에서 공평을 해친다고 말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2011. 12. 8. 선고 2010다66644 판결)

따라서 자녀들이 사례자께 나중에 유류분을 청구할 수도 있지만, 법에 정해진 비율보다는 적게 인정될 가능성이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식들과 상속분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고통이 되겠죠. 이럴 경우 사례자가 남편의 재산을 이전받지만, 사례자가 사망하는 경우 자녀들에게 이전하겠다는 내용의 유언대용신탁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이 내용은 간단하게 설명해 드릴 내용이 아니라서 다음 기회로 미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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