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악마가 출소해도 마흔살이 안 됩니다"

중앙일보

입력

 ▼ "악마가 출소해도 마흔살이 안 됩니다"▼

“너무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아이가 그렇게 죽었는데 15년형이라니요?”
-현준이 외할머니

개목줄에 묶인 채 숨진 3살 현준이를 키워온 건
외할머니였습니다

“현준이가 너무 예뻤어요. 그냥 너무 사랑스러워서
물고 빨면서 키웠어요. 정말 순하고 말도 잘 듣는 아이인데…”
-현준이 외할머니

고등학생 때 집을 나간 딸이 결혼해 낳은 아이 현준이

현준이 친부가 다른 여자를 만나면서 두 사람은 헤어졌고
현준이 친부는 아이를 데려가버렸습니다

현준이

현준이

‘5월 1일에 박현준(아들) 집앞에
2시에 놔두고 갈테니까 그렇게 아세요’

‘그쪽들 키우기로 했으면 어디
잘~ 키워보세요’

“문자로 애를 데려다 준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오지 않았어요
7월에 현준이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졌어요”
-현준이 외할머니

항문이 괴사했고 내장까지 내려 앉은 채
목줄을 목에 걸고 숨진 현준이의 몸무게는 10㎏
몸에 살 하나 없는 미라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잘 먹지도 못하고 학대를 받으며
현준이의 생명줄이 끊어지고 있을 때
아빠와 계모라는 사람은 SNS에 음식·여행 사진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키우던 반려견에게도 안 하는 목줄을 현준이에게만 해놓고

계모와 낳은 딸과 함께 외출을 나가기도 했습니다

“고작 3살짜리 아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굶기고 때렸는지 모르겠습니다.
3일간 컴컴한 방에서 현준이가 혼자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하면 심장이 찢어집니다.”
-현준이 외할머니

그런 친부와 계모에게
법원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현재 스물 두살인 그들은 형을 살고 출소해도
서른 일곱입니다

“살고 나와도 마흔살이 안됩니다. 악마에게 15년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현준이 외할머니는 선고가 잘못됐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제작:  오다슬 인턴 oh.da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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