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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병헌 수석 前비서관, 롯데홈쇼핑에 "게임단 창단" 요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병헌(59)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의원 시절 비서관 윤모(체포)씨가 롯데홈쇼핑에 e스포츠 게임단 창단을 요구했던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윤모씨, 2015년 게임단 창단 요구 #롯데, 10억원 넘는 비용 부담돼 #"e스포츠협 게임리그 후원하겠다" #윤씨 등, 후원금 1억여원 횡령 의혹

검찰에 따르면 롯데홈쇼핑 후원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윤씨가 2015년 5월 롯데홈쇼핑에 “e스포츠 발전을 위해 게임단을 창단해달라”고 제안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윤씨는 전 수석의 의원실 비서관 신분이었고 롯데홈쇼핑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3년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직후였다.

의원 시절 보좌진의 후원금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중앙포토]

의원 시절 보좌진의 후원금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중앙포토]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서 “윤씨가 게임단 창단을 제안했지만 10억원가량 소요되는 것이 부담스러워 내부 검토 끝에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주최하는 게임리그에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해 3억원을 후원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진술했다.

롯데홈쇼핑은 같은 해 7월 열린 한국e스포츠협회 주최 ‘2015 케스파컵시즌2’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 롯데홈쇼핑 측은 검찰에서 “이미 (홈쇼핑) 재승인을 받은 이후여서 대가성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롯데홈쇼핑이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 2015 KeSPA컵 시즌2 로고 [한국e스포츠협회]

롯데홈쇼핑이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 2015 KeSPA컵 시즌2 로고 [한국e스포츠협회]

하지만 당시 롯데홈쇼핑은 재승인 과정에서 전직 임직원들의 비리 혐의를 축소한 허위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었다. 검찰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롯데홈쇼핑의 후원금에 대가성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강현구 당시 롯데홈쇼핑 사장은 허위사업계획서 제출과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지난해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강 전 사장의 재판 과정에서 윤씨가 2015년 롯데홈쇼핑 재승인 직후 미래부 직원을 불러 “신헌 전 롯데홈쇼핑 사장의 (납품업체) 비리가 반영 안 됐다면 (재승인) 심사를 잘못한 것”이라고 말한 사실도 밝혀졌다. 검찰은 윤씨를 상대로 재승인 취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던 롯데홈쇼핑을 압박해 후원금을 받아낸 것인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윤씨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3억원 가운데 1억여원을 다른 보좌진 김모(체포)씨와 함께 브로커 배모(체포)씨를 통해 가장거래 수법으로 세탁한 뒤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은 이들 3명의 체포시한(9일 오전 7시)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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