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다시 한 번 UFC 최고의 자리를 꿈꾸는 케인 벨라스케스

중앙일보

입력

케인 벨라스케즈, 엄청난 주먹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종합격투기 UFC 전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리안좀비종합격투기에서 진행된 정찬성 선수와의 공동 훈련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0   mj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케인 벨라스케즈, 엄청난 주먹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종합격투기 UFC 전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리안좀비종합격투기에서 진행된 정찬성 선수와의 공동 훈련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0 mj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멕시코 불법 이민자의 아들은 아마추어 레슬링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종합격투기에 뛰어들어 세계 최고의 파이터로 성장했다. UFC 헤비급 왕좌를 두 차례나 차지한 케인 벨라스케스(35·미국) 이야기다.

벨라스케스는 국경을 넘어 미국에서 소작농으로 일하던 아버지 아래 자라났다. 고교 시절 레슬링 유망주였던 그는 대학 시절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레슬링 디비전1 129㎏급을 두 번이나 제패했다. 그리고 2006년 스트라이크 포스를 통해 종합격투기 무대에 뛰어들자마자 헤비급 판도를 흔들었다. 2010년 안토니오 노게이라(브라질)를 꺾고 UFC 헤비급 도전권을 따낸 벨라스케스는 브록 레스너(미국)를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이듬해엔 주니어 도스 산토스(브라질)에게 타이틀을 빼앗겼다. 하지만 안토니오 실바를 제압한 뒤 산토스와 재대결에서 승리해 두 번째 타이틀을 획득했다.

2013년 실바와 2차전, 산토스와 3차전을 이긴 벨라스케스는 2015년 파브리시우 베우둠(브라질)을 만난다. 헤비급 최초 3차 방어 도전. 그러나 결과는 뼈아팠다. 3라운드 서브미션(길로틴 초크) 패배. 절치부심한 벨라스케스는 지난해 7월 트래비스 브라운(미국)을 제압하고 재기에 성공했다. 허리 부상도 있고, 가족들과 생활을 위해 1년 간 기회를 기다린 벨라스케스는 다시 한 번 챔피언 도전장을 내민다. 지난달 말 정찬성이 운영하는 코리안좀비MMA 체육관에서 벨라스케스를 만났다.

벨라스케스는 평창올림픽 홍보관을 찾고, 한국 음식을 맛보고 곤룡포를 입어보는 등 여러 가지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 UFC 마케팅 행사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고 열린 마음으로 여러 가지를 체험하는 걸 좋아한다. 한국은 처음인데 UFC 코리아의 제안을 받자마자 승락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한국 음식을 특히 먹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불고기를 어제 먹었는데 아주 좋았다. 길거리 음식도 체험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UFC 이벤트에서 정찬성과 여러 차례 만났다. 정찬성은 UFC에서 활동하며 후배 한국 선수들이 옥타곤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준 선수"라며 칭찬했다.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헤비급 파이터인 최홍만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UFC 헤비급은 치열한 전장이다. 지금까지 그 어떤 선수도 세 번 이상 방어를 하지 못했다. 벨라스케스는 "아무래도 무겁고 더 힘이 센 파이터들끼리 펀치를 교환하다 보면 쉽게 KO가 나온다. 가벼운 체급에서는 테크닉이나 다른 요소들이 중요하고 장기전도 가능하다. 하지만 헤비급은 한 방으로 역전할 수 있기 때문에 지키기가 어려운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벨라스케스는 빡빡한 훈련으로 소문난 AKA(아메리칸 킥복싱 아카데미) 소속이다. 그는 "우리 팀 훈련이 파이터들을 극한까지 몰아붙인다는 평이 있다. 오해다. 우리는 스스로 노력해 한계를 극복해 나간다. 우리 역사가 오래된 건(1980년대 중반 창설) 알 것이다. 우리들의 장점은 끝까지 자신을 몰아붙이는 것이다. 스파링에서 좀 강하게 나간다는 평이 있지만 실전처럼 해야 경기장에서의 퍼포먼스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벨라스케스는 멕시코 혈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경기를 치를 때마다 항상 멕시코 국기와 함께 입장한다. 그는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국경을 넘었다. 생각해보면 내 파이팅 스타일은 멕시코 스타일이다. 계속 전진을 하고, 상대를 압박한다. 멕시코 사람들도 나를 멕시코계 미국인이 아니라 멕시코인이라고 불러준다. 내가 미국 액센트가 있는 스페인어를 쓰는데도 말이다. 그런 사랑을 받아 정말 좋다"고 했다.

베우둠과의 일전은 벨라스케스에게 치명적인 패배였다. 완벽한 레슬라이커로 꼽혔지만 그라운드 기술에서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벨라스케스는 "베우둠전 패배 이후 '내가 왜 실패했지'란 자조적인 생각 대신 '내가 여기서 뭘 배울까'란 생각을 했다. 산토스와 경기에서도 나는 배운 점이 있었고, 베우둠전 패배도 마찬가지"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훈련 과정도 완벽하지 않았고, 다음 동작에 대한 대처도 부족했다. 하지만 다음이 더 중요하다.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찬성-케인 벨라스케즈, 공동 훈련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종합격투기 UFC 전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오른쪽)와 정찬성 선수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리안좀비종합격투기에서 진행된 공동 훈련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0   mj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찬성-케인 벨라스케즈, 공동 훈련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종합격투기 UFC 전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오른쪽)와 정찬성 선수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리안좀비종합격투기에서 진행된 공동 훈련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0 mj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8월, 전세계 팬들은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코너 맥그리거의 대결에 열광했다. 일각에서는 '돈벌이에 급급한 쇼'라는 혹평을 내놓기도 했지만 MMA 최고의 선수와 무패를 자랑하는 복서의 대결은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벨라스케스는 "의미있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최강의 복서를 상대로 맥그리거는 끝까지 쓰러지지 않았다. UFC 선수들의 복싱 기술이 뛰어나다는 걸 보여줬다"고 평했다.

35살, 파이터로서 전성기를 지나고 있는 벨라스케스의 목표는 분명하다. 다시 한 번 챔피언 벨트를 차지하는 것이다. "자신감은 충만합니다. 저를 이길 상대는 없다고 생각해요. 내 자신감을 여러 사람들에게 보여줄 기회만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