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간편식 별별비교] 이게 진짜 간편식 함박스테이크?

중앙일보

입력

"한 번 사볼까." 장 보러 대형 마트에 갔다가 간편식을 보며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재료 사서 손질하고 직접 조리할 필요가 없는 데다 맛은 제법 괜찮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죠. 그런데 비주얼이 맛만큼 중요한 요즘 간편식을 좀 더 폼나게 먹을 순 없을까요. 그래서 '간편식 별별비교'가 시도해 봤습니다. 간편식 함박스테이크를 사다가 세 가지 각기 다른 버전으로 요리했습니다. 포장에 들어있는 재료만 활용해 조리해보고, 포장지에 적힌 추천 조리법대로 해보고, 마지막으론 푸드스타일리스트의 팁을 더해 요리한 후 셋의 맛과 비주얼을 비교했습니다.

CJ제일제당 '고메 함박스테이크'(냉장)에 양파, 양송이, 달걀을 넣어 만들었다. 브런치 카페 부럽지 않을 만큼 맛과 비주얼 모두 훌륭했다.

CJ제일제당 '고메 함박스테이크'(냉장)에 양파, 양송이, 달걀을 넣어 만들었다. 브런치 카페 부럽지 않을 만큼 맛과 비주얼 모두 훌륭했다.

함박스테이크. 돼지고기나 쇠고기 혹은 두 고기를 함께 갈은 후 뭉쳐 만든 스테이크를 뜻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선 햄버그스테이크로 부르지만 한국과 일본에선 일본식 발음인 함박스테이크라 부른다.

포장 레시피는 맛 과하고 비주얼 허전 #양송이·양파 넣고 팬에 구우니 업그레이드 #달걀프라이 얹으면 레스토랑 브럽지 않아

중장년층에겐 어린 시절 경양식집에서 먹었던 추억의 맛으로, 젊은층에겐 수제버거집이나 브런치 레스토랑 메뉴로 익숙하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익숙한 메뉴인만큼 간편식으로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간편식이 생소했던 1980년대 초반 출시된 오뚜기 '3분 햄버거스테이크'가 지금까지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사실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먹기엔 함박스테이크 조리 과정이 꽤나 번거롭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다지거나 갈아 손으로 반죽한 후 패티부터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패티 반죽은 오래 치대줘야 흐트러지지 않기 때문에 만들기가 꽤나 힘들다.

CJ제일제당 '고메 함박스테이크' 냉장 제품. 2017년 9월 출시됐다. [사진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고메 함박스테이크' 냉장 제품. 2017년 9월 출시됐다. [사진 CJ제일제당]

그래서 등장한 대안이 간편식이다. 간편식 시장이 성장하면서 주요 식품 회사마다 함박스테이크 제품을 출시했다. 풀무원은 '생가득 그릴함박&철판볶음밥'(2016년 10월 출시), 롯데푸드는 '라퀴진 함박스테이크'(2016년 10월 출시), 신세계푸드는 '올반 데미그라스 그릴비프함박스테이크' '토마토소스 그릴비프함박스테이크'(2017년 4월 출시)를 잇따라 내놨다. 하지만 시장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은 건 2016년 6월 출시한 CJ제일제당의 '고메 함박스테이크'다. 고메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CJ제일제당의 조리냉동 양식 반찬 시장 점유율(링크아즈텍)은 2015년 26.9%에서 2016년 60.5%, 2017년(1~8월)엔 78.8%로 껑충 뛰었다. 2016년 매출 100억 원을 기록했고 2017년은 1~10월 매출이 이미 3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2017년 8월엔 같은 이름의 상온 제품, 9월엔 냉장 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가장 최근 출시된 고메 함박스테이크 냉장 제품을 사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 번 조리한 후 비교했다. 

1. 전자레인지에 2분이면 완성

우선 포장지에 적힌대로, 원래 들어있는 재료로만 조리했다. 사실 조리라고 할 것도 없다. 봉지 안엔 패티와 데미그라스소스가 넉넉히 들어있는데 봉지째 전자레인지에 넣고 2분만 기다리면 된다. 진한 갈색의 데미그라소스가 잔뜩 묻어있는 패티는 제법 두툼한데도 포크로도 손쉽게 자를 수 있을 만큼 부드러웠다. 하지만 비주얼은 다소 부족해보였다.
패티는 육즙이 풍부하고 식감이 좋았다. 하지만 소스가 문제였다. 너무 짜서 그대로 먹기 힘들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황규정 101레시피 팀장은 "소스 맛이 너무 강해 패티와 어우러지지 않고 저마다 따로 논다"고 평가했다.

봉지에 들어있는 그대로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한 후 그르에 담았다.

봉지에 들어있는 그대로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한 후 그르에 담았다.

2. 추천한대로 달걀만 넣어

다음은 봉지에 적힌 추천 레시피대로 조리했다. 처음과 마찬가지로 봉지째 전자레인지에 넣는다. 다만 이번엔 1분만 조리한 후 꺼내 봉지를 열고 집에 있는 달걀을 넣는다. 이때 노른자를 살짝 터트려 준다. 다시 제품이 넘어지지 않게 봉지를 잘 세워서 전자레인지에 넣고 1분 50초 정도 더 조리한다. 첫 번째 방법과 같은데 중간에 꺼내 달걀을 넣는 과정이 추가된 셈이다. 덕분에 시간도 1분 가까이 더 길어졌다. 함박스테이크의 단짝인 달걀을 함께 즐길 수 있는데 방법은 가장 간편하다.
봉지를 열기 전 무척이나 기대됐다. 하지만 봉지를 열고 그릇에 담는 순간 기대는 사라졌다. 소스 범벅이 된 달걀은 마치 먹다 남은 치즈를 뭉쳐 놓은 것 같았다. 데미그라스 소스의 짠 맛도 그대로였다. 달걀과 패티를 함께 입에 넣어도 여전히 너무 짜고 식재료가 입안에서 따로 놀았다.

달걀을 넣고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한 후 그릇에 담았다. 먹고 싶은 비주얼은 아니었다.

달걀을 넣고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한 후 그릇에 담았다. 먹고 싶은 비주얼은 아니었다.

3. 양송이·양파·물로 전문가 솜씨 

소스의 짠 맛은 줄이면서 패티와 잘 어우러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양송이(1과 1/2), 양파(1/5개), 물(한 숟가락)만 준비하면 된다. 양송이는 편 썰고 양파는 채썰어 준비한다. 팬에 봉지 안에 있는 소스만 붓는다. 여기에 물 한숟가락을 넣고 볶다 팬이 달궈지면 양파·양송이를 넣고 계속 저어준다.

소스에 물 한 숟가락을 넣은 뒤 양송이와 양파를 넣고 계속 볶는다.

소스에 물 한 숟가락을 넣은 뒤 양송이와 양파를 넣고 계속 볶는다.

양파·양송이 숨이 죽으면 그릇에 넉넉하게 담는다. 이때 가운데 패티를 올려 놓을 부분을 살짝 비워둔다.

패티는 전자레인지에 1분간 조리한 후 팬에서 굽는다.

패티는 전자레인지에 1분간 조리한 후 팬에서 굽는다.

이제는 패티 차례. 전자레인지에서 1분 조리한 후 기름을 두른 팬에 앞뒤로 돌려가며 겉면을 굽는다. 물론 이 방법이 귀찮다면 전자레인지에서만 조리해도 된다. 잘 구워진 패티를 그릇에 담는다. 마지막으로 달걀프라이를 올린다.
함박스테이크 전문점이나 브런치 카페에서 팔아도 될 것 같은 완벽한 비주얼의 함박스테이크가 완성됐다. 맛도 함박스테이크 전문점 부럽지 않았다. 패티를 팬에 구웠더니 확실히 식감이 더 쫀쫀해져 씹는 맛이 좋아졌다. 가장 문제였던 짠 맛의 소스도 양파와 물을 조금 추가했더니 간이 적당해졌다. 소스 간이 맞춰지면서 패티의 맛을 해치지 않았다. 

소스에 양파와 양송이, 물을 넣고 볶았더니 간이 적당했다. 달걀프라이까지 얹으니 그럴듯한 비주얼의 함박스테이크가 완성됐다.

소스에 양파와 양송이, 물을 넣고 볶았더니 간이 적당했다. 달걀프라이까지 얹으니 그럴듯한 비주얼의 함박스테이크가 완성됐다.

예쁜 달걀프라이 만들기 팁  

예쁜 달걀프라이를 만드려면 먼저 팬에 기름을 넣고 골고루 닦아 코팅해준다.

예쁜 달걀프라이를 만드려면 먼저 팬에 기름을 넣고 골고루 닦아 코팅해준다.

불을 가장 약하게 줄인 후 달걀을 넣고 5분 정도 기다린다.

불을 가장 약하게 줄인 후 달걀을 넣고 5분 정도 기다린다.

유명 브런치 카페의 함박스테이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의 달걀프라이다. 대부분 써니 사이드 업(sunny side up)으로 나온다. 해가 뜨는 모양같다는 뜻으로 써니 사이드 업으로 불리는데 선명한 노른자가 생명이다. 여기에 노른자 밖으로 크게 원 모양을 만드는 흰자 끝 부분까지 타지 않도록 신경쓰면 금상첨화. 하지만 집에서 해보면 흰자가 기름에 타들어가 비주얼이 아쉬울 때가 많다.

완성된 달걀프라이. 노른자 색이 선명하고 흰자도 타지 않고 골고루 익었다.

완성된 달걀프라이. 노른자 색이 선명하고 흰자도 타지 않고 골고루 익었다.

예쁘게 만드는 법은 생각보다 쉽다. 달군 팬에 기름을 조금 부은 후 키친타올로 닦아주며 팬에 골고루 묻혀준다. 불을 가장 약하게 줄인 상태에서 달걀을 넣는다. 황규정 팀장은 "이때 노른자를 한 가운데 놓으려면 미리 달걀을 깨서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한 후 흰자를 먼저 팬에 붓고 가운데에 노른자를 넣으라"고 조언했다. 그대로 5분 정도 기다리면 예쁜 달걀후라이가 완성된다.

관련기사

글=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사진·동영상 송현호 인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