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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세금 안 내” 이해진 발언에 네이버·구글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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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해진. [뉴시스]

이해진. [뉴시스]

“구글은 한국에서 세금도 내고 직원도 고용한다. 이해진(사진) 네이버 창업자의 발언은 구글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다.”

구글 “한국서 세금 내고 고용도 한다” #네이버 “납세액 안 밝혀 어불성설” #검색어 조작 문제에 대해서도 #구글 “100% 알고리즘 순위” 반박

글로벌 1위 포털인 구글과 국내 1위 포털 네이버가 날선 공방을 벌이기 시작했다. 구글코리아는 2일 이례적으로 경쟁 기업인 네이버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문제의 발단이 된 것은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열린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마이크를 잡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발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와 정무위원회 국감에 이틀 연달아 출석한 이 창업자는 정무위 국감이 끝나갈 때쯤 발언을 자청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작심한듯이 국내 IT 기업들의 역차별 문제에 대해 국회의원들에게 호소했다.

“페이스북·구글은 어마어마하게 돈을 벌지만 얼마를 버는지도 모르고, 세금도 안 내고, 고용도 없으며, 트래픽 비용도 안 내고 있다. 유럽·중국 정치인들은 자국의 기업들이 제대로 경쟁할 수 있게 법을 만들고 문제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

이 창업자는 허위 클릭, 검색어 조작 등의 질문에 대해서도 “구글도 그런 문제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구글이 국내에서 검색 점유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깨끗해 보이는 것”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는 “직원 수백명이 구글코리아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국내 스타트업들을 지원하는 등 고용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검색어 조작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구글의 검색 결과는 100% 알고리즘 순위에 기반하고 있다”며 “금전적·정치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네이버 vs 구글

네이버 vs 구글

“한국에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국내 세법과 조세조약을 준수하고 있다”고도 했다. 구글코리아는 유한회사인만큼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해 공시할 의무는 없다.구글은 자사의 앱 스토어 ‘구글플레이’에서 모바일 게임의 판매를 중개해주고 30%의 수수료를 받는다. 그러나 이 매출도 구글코리아가 아닌 싱가포르에 있는 구글아시아퍼시픽으로 잡아 국내에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한국 매출이 얼마냐”는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질문에 “국가별로는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며 답변을 피했다.

네이버 측은 구글의 반박에 대해 “얼마나 매출을 올리고, 이에 따른 법인세를 얼마나 내는지 공개하지도 않으면서 세금을 제대로 낸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구글이 한국에서 연간 약 4조5000억원을 번다는 추측이 나오는데 구글코리아의 매출에 비하면 고용 수준도 턱없이 작은 규모 아니냐”고 지적했다.

구글은 이 창업자가 “구글은 트래픽 비용도 안 낸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이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외국 IT 기업들의 트래픽 사용료 문제는 이번 국감에서도 여러차례 지적된 부분이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정보통신망 사업자들이 국내 포털에게는 사용료를 받지만 페이스북·구글에게는 트래픽 사용료를 한 푼도 받지않는다”며 “이것도 부족해서 서버도 제공해주는 것은 국내 사업자들에 대한 역차별이자 불공정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구글과 페이스북 모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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