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佛 두 대학서 동시에 박사학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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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28일 열린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는 서울대와 프랑스 대학서 동시에 박사학위를 받은 '2관왕'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기계항공공학부 박정해(朴正海.29.사진)씨.

朴씨는 지난 3년 동안 서울대와 프랑스 셍테치엔 에콜데민 그랑제콜을 6개월씩 오가며 마침내 두 곳 모두에서 박사학위를 따냈다. 논문 제목은 '복합재료 구조물의 구조 설계와 성형공정의 동시 최적화'.

朴씨가 두 대학에서 한꺼번에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공동박사학위제' 덕분이었다.

공동박사학위제란 서로 다른 국가의 대학들이 학위수여 규정을 동시에 만족시킨 학생에게 공동으로 박사학위를 수여하는 것으로 학생들에게 서로 다른 연구환경을 동시에 접하게 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연구결과를 얻기 위한 제도다.

물론 두 곳에서의 공부가 쉽지는 않았다. 특히 朴씨가 학위과정을 시작할 당시엔 서울대에 공동학위제와 관련한 제도가 전무했기 때문에 담당자를 붙들고 모든 것을 일일이 설명해야 했다고 한다.

현재 서울대에 있는 모든 관련 학칙은 만든 이우일(李愚日)지도교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자칫 포기할 수도 있었던 길이었다.

이달 중순 LG화학에 입사해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朴씨. 그는 "두 나라의 문화적 배경과 연구 풍토를 몸소 체험할 수 있어 유학보다 훨씬 좋은 기회였다"며 "공동박사학위제가 활성화돼 최근의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소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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