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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캡’ 긴장?…맨해튼 복판에 GM 자율주행차 나타난다

중앙일보

입력

‘옐로캡’(뉴욕 택시) 기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가 곧 뉴욕에 등장하기 대문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내년 초 뉴욕 맨해튼에서 자율주행차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자율주행차 테스트가 실시돼 왔지만 교통지옥으로 불리는 뉴욕에서는 전례가 없다.
시험주행에는 전기차인 쉐보레 브랜드의 ‘볼트(Volt)’가 나선다. 이미 GM의 자율주행차 개발 엔지니어들이 시험이 이뤄질 로어 맨해튼(Lower Manhattan) 8㎢의 지형과 교통상태 파악해 소프트웨어 작업을 하고 있다고 GM 측은 밝혔다.

GM이 뉴욕 맨해튼에서 자율주행시험을 진행할 전기차 '볼트' . [사진=GM]

GM이 뉴욕 맨해튼에서 자율주행시험을 진행할 전기차 '볼트' . [사진=GM]

뉴욕의 경제ㆍ문화 중심지에 가장 교통이 혼잡한 지역에서 이뤄지는 이 테스트는 뉴욕의 상징물인 옐로캡 업계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궁극적으로 택시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이체방크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GM이 앞으로 수 분기 이내에 운전자의 역할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상업용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택시 업계나 자동차 공유 업계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GM의 자율주행차 비즈니스 부문인 크루즈 오토메이션은 지금까지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 100여 번 자율주행차테스트를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뉴욕에서의 테스트가 GM의 자율주행차 상업화를 가늠할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은 겨울철 기후 조건이 좋지 않은 데다 공격적인 운전자들이 다른 도시에 비해 많기 때문이다.

전기차 ‘볼트’로 내년 초 맨해튼에서 자율주행차 최초 운행 시험 # 눈길과 교통혼잡, 공격적 운전자들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 # GM 연 10만대 양산 준비, 현대차도 “2020년 상용화” # 구글ㆍ애플 등 IT업체들도 개발 경쟁 가속화

GM은 지난해 아우디 S4와 A4용 자율주행 시스템을 만든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인수했으며 지난 6월 쉐보레 ‘크루즈’와 ‘볼트’를 기반으로 제작된 2세대 자율주행차에 이어 지난달 3세대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GM이 자체 개발한 센서와 컨트롤러 및 시스템이 장착됐다. 또한 기존과 달리 일부 부품이 고장이 나도 작동이 멈추지 않는 중복체계(redundancy system)와 안전시스템이 장착돼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GM은 미국 디트로이트주 오리온 공장에서는 연간 10만대까지 3세대 자율주행차 생산이 가능하다. 관련 소프트웨어가 확실히 검증받고 관련 법안만 통과되면 언제든지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오직 GM만이 현재 자율주행차량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원들이 타는 용도로 50여 대가 활용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GM 외에도 포드와 BMW가 2021년 완전 자율주행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2020년까지 세계 완성차 업체들과 어깨를 견주는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고 2030년까지 무인자동차 개발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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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에서는 42개 기업이 정보기술(IT) 중심지인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도로에서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을 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 자동차업체들 뿐 아니라 이름있는 IT기업들이 너도나도 자율주행차 경쟁에 뛰어 들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차량공유, 전기자동차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을 “가까운 장래에 실현될 3가지의 커다란 자동차산업의 변화”로 꼽았다. 2009년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한 구글은 지난해 자율주행차 부문 웨이모(Waymo)를 분사시킨 후 차량호출업체 리프트(Lyft)와 손을 잡았다. 구글은 2020년 완전자율주행차를 출시한다는 목표다.

구글의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 구글]

구글의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 구글]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30년까지 미국 전체 주행 거리의 4분의 1정도가 차량 공유 서비스를 통한 자율주행 전기차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시의 도로 혼잡이 증가하면서 대안적인 교통 솔루션으로 자율주행차가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자율주행차 시장이 오는 2025년까지 420억 달러(약 47조원), 2035년까지는 77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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