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20일 "총리직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기(4년) 이탈리아 내각이 일단 종료됐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연정을 위협해온 정치적 불안을 종식시키기 위해 곧 새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며 재집권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앞서 잔프랑코 피니 외무장관은 18일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공식 사임한 뒤 연정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코 폴리니 부총리가 이끄는 중도파 기독민주당(UDC)은 지난주 연정에 참여 중인 각료들을 철수시킨 뒤 새로운 토대에서 새 정부를 구성할 것을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요구했다.
이와 관련, UDC 소속인 로코 부티글리오네 유럽문제 담당 장관은 18일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UDC 소속 각료들을 더 참여시키는 방향으로 새 정부를 구성키로 UDC 측과 합의했다"고 전했다.
총리가 물러나면 헌법상 대통령은 사퇴한 총리나 다른 사람에게 새 정부를 구성하게 하거나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연정 참여 정파 간 합의가 이뤄질 경우 그 결정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관례다. 따라서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연정을 성공적으로 구성할 경우 재집권할 수 있다.
이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