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국감] ‘빚의 늪’ 빠지는 N포세대…20대 개인파산 신청 매년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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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신청서. [중앙포토]

파산 신청서. [중앙포토]

최근 20대를 ‘N포세대(N가지의 것들을 포기한 세대)’라 부르는 일이 잦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三抛世代), 집과 사회경력까지 포기한 오포세대(五抛世代)를 넘어 꿈과 인간관계 등 경제적 문제로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다. 대학 등록금 마련이 어려워 취업준비가 늦어지며 대출로 충당하다가 빚을 갚지 못해 개인회생ㆍ파산 신청까지 내몰리는 20대도 늘어나고 있다.

20대 파산 신청 2013년 484건서 지난해 743건 #전체 연령대에선 감소, 20대만 증가세 #“학자금 대출, 취업난으로 생활고 겪기 때문”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 파산ㆍ면책 접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4년간(2013~2016년) 20~29세의 파산ㆍ면책 신청은 꾸준히 증가했다. 개인 파산 신청은 2013년 484건에서 지난해 743건을 기록했고 면책신청도 628건에서 지난해 730건으로 늘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대 이상의 연령대에선 파산과 면책 신청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었다. 연령대별로 파산 신청은 30~39세(5823→5373명), 40~49세(1만7519→1만4545명), 50~59세(2만1035→1만8044명), 60~69세(9205→9173명), 70세 이상(2872→2416명)이었다. 면책 신청도 30~39세(6885→5357명), 49~49세(1만8186→1만4508명), 50~59세(2만600→1만7996명), 60~69세(8202→9157명), 70세 이상(2434→2407명)였다. 전체 연령을 놓고 봐도 4년간 파산과 면책 각각 9%(5만8951명→5만2310명), 11.9%(5만6935명→5만155명) 감소했지만 유독 20대만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개인파산과 면책 제도는 개인의 채무를 조정해 남은 채무를 면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절차다. 청산형 개인파산절차를 거쳐 면책을 받는 방법과 개인회생절차를 통해 변제계획에 따라 성실히 변제 후 빚을 면책받는 방법이 있다. 파산자가 되면 공무원이나 변호사, 사립학교 교원이 될 수 없고 신원조회시 파산선고를 받은 내역이 남지만, 개인회생의 경우 신분상 불이익이 없다는 차이가 있다. 금태섭 의원은 “그만큼 재정적 고통을 겪고 있는 20대가 많다는 의미“라며 ”학자금 대출과 취업난으로 생활고에 허덕이는 청년을 위해 일자리 창출 및 주거비 부담 완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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