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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다' '지리다'…요새 유행중이라는 '급식체' 어떻게 생각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급식체'라는 신조어를 알고 계시는가요? 급식체는 10대 청소년들이 인터넷 등에서 사용하는 어투를 일컫는 말입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사용되는 것으로도 전해집니다. '급식'이라는 말은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주는 급식을 먹기 때문에 이렇게 불린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비하하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한 네티즌은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열심히 학교 다니는 현지 급식이 알려주는 급식체"라면서 급식체를 설명했는데요.

[사진 트위터]

[사진 트위터]

그에 따르면 "대박중박소박명박이도 ㅇㅈ하는각 산기슭이 인정하는 바이고요 슭곰발이 인정하는 바입니다 인정따리 인정따 쿵취따취 샘오리취 갈취따취 에바쎄바쌈바디바 참치넙치꽁치삼치갈치 뭉치면 살고"가 요새 유행하는 급식체인가봅니다. 이 트윗은 16일 오후 현재 트위터에서 18000건 넘는 리트윗(공유)이 이뤄졌습니다. 이를 본 많은 네티즌이 "진짜 쓰이는 급식체냐" "저런 말을 쓰고 있냐"면서 놀라워했습니다.

[사진 트위터]

[사진 트위터]

그는 또 "흩어지면 X인정하는 각이 옵니다"라는 말도 전했는데요. 이말을 하면 '멋지다'며 찬양받는다고 하네요.

급식체가 유행이기는 한가 봅니다. 14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9'는 급식체 관련 코너로 이러한 세태를 반영했습니다.

[사진 tvN 방송 캡처]

[사진 tvN 방송 캡처]

이날 '설혁수의 급식체 특강' 코너에서 배우 권혁수는 한국사 강사로 변신했는데요. '설혁수'라는 이름은 한국사 강사 설민석에서 따오른 것으로 보이네요.

[사진 tvN 방송 캡처]

[사진 tvN 방송 캡처]

'설혁수'에 따르면 대표적인 급식체로는 '오지다' '지리다' 'ㅇㅈ'이 있다고 합니다. '오지다'와 '지리다'는 놀라거나 감탄할 때 쓰는 말입니다. 'ㅇㅈ'은 인정의 초성을 딴 말로 '인정? 어 인정'으로 함께 쓰인다고 합니다.

[사진 tvN 방송 캡처]

[사진 tvN 방송 캡처]

예시로는 tvN 드라마 '도깨비'가 사용됐는데요. 배우 정상훈은 '도깨비' 주인공 배우 공유로 변신,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신 각이다. 날이 오져서 날이 오지지 않아서 날이 그냥 적당히 오져서. 모든 날이 지렸다"라는 대사를 읊었습니다. 공유는 '도깨비'에서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고 했습니다.

[사진 tvN 방송 캡처]

[사진 tvN 방송 캡처]

이날 방송에서는 걸그룹 다이아 멤버 정채연도 급식체로 방언을 선보였습니다. 정채연은 OCN 드라마 '구해줘'의 배우 서예지로 빙의했습니다. 그는 '"대박 중박 소박 시박이도 인정하는 각. 지리고요 오지고요 고요고요 고요한 밤이고요. 실화냐? 다큐냐? 맨큐냐? 오지고 지리고 렛잇고 오졌따리 오졌따 쿵쿵따리 쿵쿵따. 산기슭이 인정하는 바이고요. 슭곰발이 인정하는 바입니다. 이거 레알 반박불가 빼박캔트 버벌진트 버캔스탁인 부분. 팩트체크 들어가 샘오취리도 놀라서 에퀴하고요. 오지고요 지리고요 오지고요 지리고요"라는 급식체를 길게 읽어내렸습니다.

2000년대초 인터넷 유행 말투.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2000년대초 인터넷 유행 말투.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트위터]

[사진 트위터]

급식체는 '지리고요'라고 하니 '고요한 밤이고요'라는 말이 나오는 것처럼 말장난처럼 꼬리를 잡고 길게 이어지는 식입니다. '산기슭'이 나오니 '슭곰발'이 나오는 것처럼말입니다.

급식체에 대해선 두 가지 시각이 있습니다. "너무 언어파괴가 심한 것 아니냐"는 쪽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라는 쪽인데요. "급식체가 갈 때까지 갔다"며 비하하는 한 트위터 글은 트위터에서 1만회 넘게 리트윗됐습니다. 또, 반대에서는 2000년대초 싸이월드·버디버디 등에서 유행했던 말투를 제시하며 "어떤 시대나 언어 변형, 혹은 파괴는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0대 문화로 자리잡은 이른바 '급식체', 언어 파괴의 주범일까요 혹은 어떤 시대나 있었던 자연스러운 현상일까요. 온라인에서는 이를 둘러싼 많은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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