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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지스함 충돌사고 후유증…북한 때문에 원군 2척 투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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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3일 알래스카를 찾은 미 해군 3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오케인함. [사진 미 해군]

지난 5월 13일 알래스카를 찾은 미 해군 3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오케인함. [사진 미 해군]

미 해군 2함대 소속 이지스 순양함 몬터레이함. [사진 미 해군]

미 해군 2함대 소속 이지스 순양함 몬터레이함. [사진 미 해군]

잇따른 2건의 이지스 구축함 충돌사건 탓에 전력 누수가 심각한 미국 태평양사령부 예하 제7함대에 긴급 원군이 투입됐다.
미 해군 전문 온라인 매체인 USNI뉴스는 "복수의 미 해군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다"며 "미 해군이 버지니아주 노포크를 모항으로 하는 이지스 순양함 몬터레이함(CG 61·타이콘데라급, 9800t)과 하와이가 모항인 이지스 구축함 오케인함(DDG 77·알레이버크급, 8900t)을 7함대 관할 영역으로 이동 배치될 것"이라고 12일(현지시간) 전했다. 몬터레이함은 서대서양 관할의 2함대, 오케인함은 동태평양을 관할하는 3함대 소속이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도 “오케인함이 이날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에 사령부를 둔 7함대 관할 영역에 긴급 파견됐다”고 미 해군 당국자를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두 이지스함의 투입은 당초 미 태평양사령부의 계획보다 빨리 이뤄진 것이다.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은 지난 8월 28일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6월과 8월, 각각 상선과 총돌한 이지스함 피츠제럴드함과 존 S. 맥케인함이 장기 수선을 위해 전력에서 이탈한 점을 감안해 이를 대체할 이지스함 2척을 내년에 새로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계속되는 등 한반도 주변에서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이 이지스함의 조기 투입 배경으로 지목된다.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이지스함은 반경 450~1000㎞ 내 표적 800개를 동시에 추적 탐지할 수 있는 SPY-1D 레이더, 이 레이더와 실시간 연동하며 최고 고도 500㎞의 대기권 밖에서 탄도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SM-3 요격미사일 등을 탑재하고 있다. 한마디로 북한 탄도미사일을 에워싸는 탄도미사일 방어(BMD)의 핵심 자산으로 위기가 고조되면 24시간 상시 바다에 떠 있다.

미 해군 이지스함에서 SM-3 요격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미 해군 이지스함에서 SM-3 요격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이런 가운데 이지스함 2척의 이탈로 7함대 소속 나머지 5척의 이지스함 투입 주기가 더욱 잦아지게 됐고, 이에 따른 승조원들의 피로도가 급격히 증가했다.

"몬터레이함·오케인함, 이지스함 2척 빠진 7함대로 이동배치" #잇따른 전력 누수, 북 탄도미사일 위기 국면서 피로도 증가 #샤일로함 보고서, 승조원들 "물 위에 떠 있는 감옥" #

사실 승조원들의 피로는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앞서 두 건의 이지스함 충돌 사고 역시 훈련량 부족과 피로도 누적에 따른 인재라는 지적이 미 해군 안팎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12일에는 7함대 소속 이지스함인 샤일로함 승조원들의 문제를 담은 3건의 환경평가 보고서(2015년 6월~2017년 8월 조사) 내용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CNN과 미 군사전문지 네이비타임스에 따르면 샤일로함 승조원들이 지나친 체벌과 업무과중, 훈련 부족 등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에 나타났다. 승조원들 사이에서 “물 위에 떠 있는 감옥”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지스함 생활이 고되다는 것이다.
결국 태평양사령부도 이런 악조건을 감안해 고민 끝에 몬터레이함과 오케인함을 7함대에 조기 투입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두 이지스함의 구체적인 파견 시점과 기간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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