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경정책 수장에 “이산화탄소는 생명의 가스” 反환경론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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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의 환경정책을 이끄는 자리에 전형적인 환경규제 철폐론자를 지명했다고 AP통신 등 현지언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캐슬린 하트넷 화이트 전 텍사스주 환경위원회 의장을 백악관 환경위원회(CEQ) 의장에 지명했다고 밝혔다.

캐슬린 하트넷 화이트 전 텍사스주 환경위원회 의장. [사진 뉴욕타임즈]

캐슬린 하트넷 화이트 전 텍사스주 환경위원회 의장. [사진 뉴욕타임즈]

화이트는 의회 인준을 통과하면 향후 6년간 미 환경보호청(EPA) 등 환경기관들을 감독하는 위원회를 이끌게 된다.

화이트는 세계적 석유회사 엑손모빌, 셰브런을 비롯한 화석연료 기업의 지원을 받는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텍사스 공공정책재단’에서 일하는 인물로, 대표적인 기후변화 회의론자로 꼽힌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친환경 규제에 앞장섰던 미 환경보호청(EPA)을 오만하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이산화탄소를 ‘생명의 가스’로 주장하면서 “탄소 배출은 무해한 일이기 때문에 배출 규제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2014년 ‘화석 연료: 도덕적 사례’라는 정책 논문에서도 석탄과 석유 사용에 대해 ‘훨씬 개선된 생활환경’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노예제 폐지에 공헌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번 지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최근 미 환경보호청을 통해 오바마 정부의 청정전력계획 폐지를 공언하는 등 친환경 정책에 역행해온 움직임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민주당과 환경계는 화이트의 지명에 대해 “깨끗한 공기와 물을 원하는 이들에게 악몽과 같은 시나리오”라며 반발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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