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6일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 추석 명절을 맞아 가족과 함께 나들이 온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첫 TK(대구·경북) 지역 방문이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안동 하회마을에서 서애 류성룡의 유물을 전시 보존하고 있는 영모각, 류성룡의 종택인 충효당, 류성룡의 형인 겸암 류운룡의 대종택인 양진당 등을 풍산 류씨 종손인 류창해씨의 안내로 관람하고 참석자들과 오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김병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유시춘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장, 류왕근 안동하회마을보존회 이사장 등이 함께했다.
양진당에서 참석자들과 차담을 나누던 중 류왕근 이사장은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현직 대통령으로는 두 번째 되신다"며 하회 양반탈과 각시탈을 선물했고, 문 대통령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글이 담긴 바로 다음 장에 '재조산하와 징비의 정신을 되새깁니다'라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또한 입암 대종손인 류상봉씨는 일반에 공개되고 있지 않은 문중의 가보 두 점을 펼쳐 보이며 문 대통령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하나는 왕이 겸암 류운룡에게 관직을 내린다는 교지이고, 또 다른 하나는 류성룡의 아버지인 류중영에게 문경공 시호를 내린다는 내용의 시장(諡狀)이라고 고 부대변인은 전했다.
이후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관중들과 한데 어우러져 국가무형문화재 69호인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신명나는 탈놀이 공연에 흥에 겨워 무대 한가운데로 나아가 어깨춤을 같이 추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서애 류성룡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기 위한 곳인 병산서원을 방문해 '서애 류성룡의 징비정신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 우리가 새기고 만들어야 할 정신입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안동 하회마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부용대에 올라 추석 연휴 기간 중 가진 안동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후 문 대통령은 오후 4시 20분쯤 귀경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하회마을을 관람하는 동안 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안동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한편 김정숙 여사는 이번 일정으로 서울과 예천의 공항을 이용하는데 명절에도 고생하는 공군기지 장병들을 격려하고 싶다며 미리 준비해온 500인분의 떡을 돌리기도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