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가는 길] "리더십·조직관리 능력도 수영처럼 직접 행동하고 체험해야 더 빛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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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강의 명교수 

전병준 중앙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행동을 배우는 것은 수영을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강의실에서 한 학기 동안 수영하는 법에 대해서 강의를 듣고 이론을 잘 이해하더라도 수영연습을 하지 않으면 결코 물에 뜰 수 없는 것처럼 리더십과 조직관리도 직접 행동하고 경험을 통해서 체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병준 중앙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의 교육 철학은 ‘행동을 통한 학습(learning by doing)’과 ‘경험을 통한 학습(learning through experiences)’이다. 그가 강의하는 ‘리더십과 조직관리’ 수업은 실습과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MBA 수업은 학생들을 미래의 효과적인 경영자로 양성하는 과정이기에 이론에 대해서 아무리 해박한 지식이 있더라도 실제로 그렇게 행동할 수 없다면 좋은 리더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리더십과 조직관리 수업은 실무적 시사점을 줄 수 있는 간단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학생의 잠재력과 성찰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현장에서의 경험과 사례를 공유한다. 학생 대부분이 실무 경험이 풍부해 경험의 공유와 동료의 피드백은 자신의 조직관리 능력과 리더십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자극제가 된다. 자신의 잠재된 리더십 역량을 개발할 기회이기도 하다.

전 교수는 이러한 행동의 패턴과 행동의 원인이 되는 상황적·구조적인 틀과 행동성향에 대해서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같은 상황에서의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는 리더십 사례에 대해 토의함으로써 학생들이 시사점을 찾을 수 있게 돕는다. 비전을 구성하고 제시하는 방법, 소통과 설득, 적절한 보상과 벌, 공정한 성과평가, 조직 정치와 협상, 저성과자의 관리, 조직 일탈 행동, 팀워크와 변화관리 등 관리자가 조직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수강생은 리더십과 조직관리 수업에서 배운 이론을 실습할 수 있는 팀별·개인별 과제나 역할극과 시뮬레이션, 연극 등을 함께 진행한다. 실습이 끝난 후에는 같은 상황에서의 다른 팀원의 행동과 자신의 역할과 행동을 성찰할 수 있는 질문으로 개인과제를 수행한다. 각 팀별로 리더십 상황에 맞는 역할극을 준비하고 발표하며 여기에는 어떤 이론이 적용되고 실제와는 어떤 괴리가 있는 지도 행동으로 확인한다.

전 교수는 “이러한 방법은 자신의 행동의 성찰을 통해 보다 나은 행동과 다양한 역할의 레퍼토리를 몸에 익히게 한다”면서 “사람의 행동을 세밀히 관찰하고 이해하는 습관을 몸에 익혀서 어떤 상황적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적응하고 끊임없이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익히는 목적도 숨어있다”고 설명했다. 경영은 결국 사람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사람에 대한 관찰과 이해가 리더십과 조직관리에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기말의 최종 프로젝트는 15년 후 각자 맡은 회사의 CEO가 되어 구성원에게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변화를 주도할 것인지에 대한 CEO 스피치다. 스피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CEO의 역할과 비전에 대한 고민, 소통의 방법에 대해서 생각한다. 전 교수는 “이를 발표하고 동료평가를 진행함으로써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에 대해서 고민하게 한다”면서 “이 훈련을 통해서 많은 학생이 CEO처럼 생각하고 CEO처럼 행동하는 색다른 경험을 가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평은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실전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가 주를 이룬다.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관계자는 “학생들이 흥미로운 주제와 예시 및 실습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강의가 일방적이거나 지루하지 않고 스스로에 대해 경영자로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많다고 한다”면서 “한번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은 전병준 교수의 협상과 전략적 의사결정, 조직 프로세스 수업도 같이 수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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