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ㆍ미 간 말폭탄 전쟁 가라 앉히기에 분주한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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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북ㆍ미 간 긴장이 격화되자 양측에 자제를 촉구하며 대화ㆍ협상을 통한 해결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인신모독성 발언에 이어 선전포고라는 말까지 등장한 북ㆍ미 간 말폭탄전이 자칫 무력 충돌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해서다.
중국은 그간 한반도 문제 해결책으로  ‘쌍중단’(雙中斷ㆍ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ㆍ미 연합군사훈련의 동시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ㆍ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ㆍ미 평화협정 협상)을 강조해왔다.
지난 25일에도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반도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포함한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반도 정세를 시종 우려하고 있다. 상호 자극으로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돼선 안 된다”면서 “자제를 유지해야 하며 감정적인 행동에 나서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어 “각국이 언행에 신중해야만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출로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이용호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북한 이용호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관영 중앙(CC)TV와 환구망,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주요 매체들도 이용호 북한 외무상의 뉴욕 발언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설전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자오밍하오(趙明昊) 인민대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타임스 논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독설 전쟁’이 전 세계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을 막기 위한 예방외교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총회 참석 일정을 마치고 26일 중국에 도착한 이용호 외무상의 베이징 행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용호는 이날 오후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한 뒤 주중 북한 대사관으로 직행했다. 말 폭탄을 쏟아낸 뉴욕에서와 달리 기자단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이용호는 평양행 고려항공편이 있는 28일까지 베이징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중국 외교당국과 접촉 여부도 관심이다.  베이징=예영준ㆍ신경진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26일 베이징 도착한 이용호와 접촉 여부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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