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합성사진' 유포한 국정원 ID, 배우 문근영에도?

중앙일보

입력

이명박 정부 시절 배우 문성근(64)과 김여진(45)의 합성 나체사진을 만들어 인터넷에 유포한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의 인터넷 아이디(tonk****)가 연예인·언론·사법부 등을 비방하는 글과 사진도 꾸준히 게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21일 경향신문은 해당 아이디가 2009~2011년 게시됐던 글들을 최근 전부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에 나서고 있다면서 같이 보도했다. 검찰은 전날 이 작업을 했던 국정원 직원 2명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상 명예훼손과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정부에 비판적인 연예인들을 비하할 때 '종북'을 단골 소재로 삼았다. 2010년 7월 21일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이란 글에는 방송인 김제동(43)과 이정희(48) 당시 민주노동당 대표가 함께 등장한 언론기사 사진과 함께 "좌빨 XX"이라고 적혀 있었다.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배우 문근영(31)에게 '빨갱이 이미지'를 덧씌워 비방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이들은 문근영에 대해 "빨치산 손녀" "빨갱이 핏줄" 등으로 표현했다. 이 아이디로 올린 '공작글'은 확인된 것만 약 200개에 이른다.

이에 앞서 이들은 2011년 5월 문성근과 김여진의 합성 나체 사진을 만들어 보수 성향의 인터넷 카페에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과거 문성근이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당 통합 운동을 전개하자 국정원이 문성근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목적으로 합성사진을 뿌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한 뒤 '윗선'의 관여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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